DT 민원이 신규 리스크로 급부상
매장 체류시간 줄이려 IT기술 활용
지자체·기관 협력해 교통안전 캠페인도
스타벅스 경주보문로DT점 [스타벅스 제공]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언택트(Untact, 비대면) 경제의 부상으로 급격히 늘어난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이 최근 유통업계의 고민꺼리로 떠올랐다. 대면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덕에 차 안에서 주문 및 픽업이 가능한 DT 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관련 민원도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매장 체류 시간을 줄이고자 매장에 IT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지자체 및 정부기관과 협력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언택트 소비활동이 선호되자 유통업계에서는 발빠르게 DT 매장을 도입, 혹은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6월 말 현재 280곳의 가장 많은 DT 매장을 운영 중이고, 지난 1992년 부산 해운대에 국내 최초 DT 매장을 낸 맥도날드 역시 250개로 매장을 확대했다. 롯데리아(57곳)와 버거킹(50곳), 할리스(15곳), 투썸플레이스(10곳) 등은 물론, 최근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와 편의점 CU도 드라이스스루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처럼 DT 매장이 늘면서 관련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승차구매점(DT 매장) 관련 민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5년 38건에 불과했던 DT매장 민원이 2016년 82건, 2018년 248건, 2020년 539건 등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민원은 5년 전에 비해 14배 급증했다. 최근 5년 간 접수된 관련 민원도 1405건이나 된다.
민원 사유는 DT 매장 때문에 교통 체증이 가중되거나 불법 주정차나 교통법규 위반이 많아 불편하다는 이유가 많았다. 특히 차량 통행 방해가 전체 민원의 51.4%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보행 불편(32.2%), 매장 구조 및 안전시설물 문제(9.7%), 기타 사유(4.3%)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DT매장 민원 해결이 새로운 미션으로 떠오르면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장 체류시간을 줄여 최대한 교통 체증을 줄이는 한편, 지방자치단체나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교통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제천DT 앞 도로의 상습 정체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기존에 인도로 사용했던 폭 2m·길이 20m의 길을 DT 이용 차량이 대기할 수 있는 차로로 변경한 가감차선을 설치하면서 정체 구간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 이는 제천시의 도로점용 허가와 건물주·스타벅스의 공사비 부담 등 민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는 또 DT 매장 내 대기시간 단축을 위해 IT 기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차량번호를 스타벅스 선불 충전카드와 연결시켜 DT존 이용시 자동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메뉴를 받으면 바로 출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시스템으로 차량당 대기시간이 평균 20초 이상 단축됐다.
스타벅스는이외에도 모범운전자협회 등과 함께 통행 안전 관리원을 차량유입이 많은 시간대에 집중 토입해 보행자 통행안전과 원활한 교통흐름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46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469명의 인력을 배치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지난 2019년부터 올해 말까지 추가 인력 관련 비용만 약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현재 전국의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대상으로 교통흐름 상황 등을 전수 조사 중”이라며 “각 상황별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자체적으로 혹은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지속해서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 드라이스스루(DT) 매장 앞에서 직원들이 교통안전 지도를 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제공] |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6년부터 서울지방경찰청과 함께 교통안전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전게 중이다. 2019년부터는 서울특별시자원봉사센터, 공공소통연구소 LOUD와 함께 ‘안전지킴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맥도날드의 DT 매장인 맥드라이브에는 ▷3.3.3.메시지(3초간 멈추고, 전방 양 옆 3 방향을 살피며, 시속 3㎞ 속도로 주행) ▷드라이브 스루 내 속도 제한 표시 ▷보행자 주의 표시(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등 ‘안전지킴’ 표지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를 운영 중인 롯데GRS도 지난해 12월 오산세교DT를 시작으로 무인 매장을 테스트 중이다. 메뉴 검색이 직관적인 키오스크를 설치해 고객들의 매장 체류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매장 내 동선을 개선하는 한편 결제 시스템도 주문 후 바로 결제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무인 DT 매장은 롯데리아 오산세교DT와 인천연희DT, 엔제리너스 광주 동림DT 등이며, 테스트가 완료되면 직영점부터 우선 도입할 방침이다.
장효석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은 “최근 DT 매장이 활성화하면서 운영 업체나 허가를 내주는 관공서도 예상치 못한 문제를 겪고 있다”며 “스타벅스 제천 DT 사례처럼 민관이 함께 문제 개선에 노력해야 빠른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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