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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5일 세일하네” 제값주고 사면 바보되는 레깅스 [언박싱]
성수기인데도 레깅스는 ‘폭풍 할인’
브랜드간 출혈 경쟁 심해져…마케팅 일환
잦은 세일 소비자 불신 부를 수도
레깅스 사진 [안다르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1+1 세일’, ‘OO브랜드 데이 세일’, ‘베스트상품 세일’…

국내 레깅스 브랜드들이 온라인 세일 중독에 빠졌다. 몇 년 전 화장품 로드샵에서 각종 행사를 진행하며 ‘세일의 상시화’ 시대를 열었던 현상과 유사하다. 경쟁이 치열한 레깅스 시장을 잡기 위한 전략이지만, 세일 남발이 오히려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수기인데도 레깅스는 ‘폭풍 할인’, 왜?
젝시믹스 액티브웨어 [젝시믹스 홈페이지]

3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레깅스 브랜드 3사라 할 수 있는 뮬라웨어·안다르·젝시믹스 모두 7월 한 달 동안 세일을 진행 중이다. 한 브랜드에서 여러 세일 이벤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많았다. 레깅스 브랜드의 판매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1+1(원 플러스 원)’ 판매도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안다르에서는 지난 20일부터 봄/여름 인기 상품을 할인 중이다. 6월에는 6주년을 기념해 세일을 진행했다. 할인행사와는 별도로 이벤트성으로 특가에 판매하는 ‘오늘의 특가’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안다르와 같은 날 세일을 시작한 젝시믹스도 최대 74%까지 할인가에 판매하는 여름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 중이다. 6월 말부터 7월 초에는 매장에서 여름 정기세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뮬라웨어는 지난 26일부터 인기 상품을 최대 86%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STL 등 온라인을 통해 이름을 알린 레깅스 브랜드들의 제품도 정가보다 낮은 특가에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간 출혈 경쟁 심해져…마케팅 일환
뮬라웨어 레깅스 [뮬라웨어 홈페이지]

브랜드들이 세일에 열을 올리는 표면상의 이유는 ‘재고 소진’이다. 매주 쏟아지는 새 상품의 재고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색상과 사이즈까지 모두 고려하면 보유하고 있는 상품 수만 8000개 이상이다”며 “따라서 시즌별로 소비자의 수요에 맞게 기획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면 실상은 ‘출혈 경쟁’이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온라인 상에서 다른 브랜드보다 저렴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공격적으로 세일 마케팅을 택한다는 것이다. 한 레깅스업체 관계자는 “레깅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다 경쟁 업체들도 늘고 있다”며 “다른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세일·마케팅을 하고 있어 ‘우리만 안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레깅스 시장은 더욱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6801억원이던 국내 레깅스 시장은 지난해 762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애슬래저 인기를 타고 8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잦은 세일 소비자 불신 부를 수도

공격적인 세일 마케팅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2010년대 초반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들도 이와 유사하게 ‘365일 세일 전략’을 펼쳤다. 당시 로드샵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 세일이 진행됐으나,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정가 주고 사면 안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남겼다.

소비자단체는 잦은 세일이 레깅스 가격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세일 마케팅 자체가 문제되는 건 아니다. 다만 제품을 출시할 때 상시 세일을 고려해 가격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면 문제”라며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항상 세일하는 물건에 대한 정가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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