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수퍼마켓(GS더프레시) 앞에 ‘49분 번개배달’ 안내판이 보인다. 서울의 한 GS더프레시 매장입구 모습.[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대형마트의 규모에 치이고, 최근 동네상권의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편의점에도 포위를 당하는 등 사면초가에 놓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출도 나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매출이 매출이 늘어난 것과 달리, SSM은 올 상반기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이에 SSM은 신선식품 강화, 빠른 배송을 주축으로 한 생존전략 짜기에 한창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SSM은 전년대비 매출 증감률이 매월 마이너스 행진을 하며, 상반기 -1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 매출이 6.2%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SSM은 온라인으로 구매채널이 이동한 일상용품(-21.3%), 생활잡화(-15.9%) 등 비식품군(-18.9%)은 물론 식품군도 9.0% 매출이 감소했다. SSM의 성장 정체는 하루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편의점이 신선식품 카테고리 강화에 적극 나서는 등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급부상하면서 더욱 위기감이 커졌다.
사면초가에 놓인 SSM은 편의점 등과 차별화되는 식품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중이다. 슈퍼마켓에서 신선식품이나 간편식을 더 자주 구매한다는 고객 니즈에 맞춘 것이다.
롯데슈퍼는 신선식품(프레시상품)과 즉석조리식품(델리)을 강화하며 매장 간판도 ‘프레시앤델리(Fresh & Deli)’로 교체하고 있다. GS수퍼마켓도 최근 ‘GS더프레시(The Fresh)’로 간판을 바꿨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현재 126개 점포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해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159개까지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비식품 상품 수를 줄이고 식품 구색을 대형마트의 9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SSM은 특히 빠른 배송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SSM이 최근 떠오른 퀵커머스에 적합한 형태라는 장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 SSM은 도심 주거지와 근접해 있고, 매장수도 많아 대형마트보다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이에 점포 수를 줄이는 등 효율화에 나선 SSM은 퀵커머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도심 곳곳에 위치한 입지를 살려 물류 거점으로서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홈플러스 제공] |
지난해부터 1시간 내 즉시배송을 해주는 방식으로 선보인 퀵커머스가 좋은 성과를 내자 SSM은 최근 더 빠른 배송에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GS더프레시)은 지난달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 앱 ‘우딜(우리동네딜리버리)’을 통해 기존 배달 속도보다 11분 단축한 ‘49분 번개배달’을 선보이고 있다. 앱 론칭 초기 주문은 평소보다 4배 가량 늘어나는 등 호응을 얻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11월 잠실점에서 시작한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 대상 지역을 올해 초 서울 강북과 경기, 인천 일부 지역으로 확대했다.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는 오후 4∼8시에 주문하면 23개 점포에서 1시간 내 배송해준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2월 선보인 1시간 내 즉시배송 서비스의 매출이 론칭 초기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이달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 매출은 전주 대비 20% 증가했다. 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지난 12~18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신선식품 매출도 전주 대비 6%, 냉동·냉장 간편식 매출은 25% 올랐다.
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