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모의경기장 지원에 특식 공수...눈부신 한국양궁 뒤 ‘피·땀·눈물’
박채순 총감독·송칠석 코치
“과학기술 DNA 양궁 이식
올림픽 성공 배경은 초격차”
올림픽 9연패 신화를 쏜 한국양궁팀. 선수와 함께 굵은 땀방울을 쏟은 지도자들의 헌신이 주목받고 있다. 박채순 총감독(왼쪽), 송칠석 코치가 광주국제양궁경기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찬란한 금빛슈팅. 코로나와 더위에 지친 5000만 국민은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신궁 안산의 탄생에 환호했다. 도쿄올림픽 4개의 금메달을 따낸 한국양궁의 화려한 조명 뒤에는 이들을 키워 낸 스승들의 땀과 눈물이 베어 있었다.

“막바지 훈련을 신안 자은도에서 치렀습니다. 올림픽 경기장과 바람방향, 지형 등 모든 조건이 비슷한 이곳에서 최종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실전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4일 광주에서 만난 한국양궁대표팀 박채순 총감독과 송칠석 코치는 9연패 달성 등 올림픽 드라마 연출 배경을 ‘초격차’에서 찾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수선발은 기본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한국대표에 선발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름값이 있는 선수라도 선발전과 평가전에서 실력을 못내면 그대로 탈락이다. 멘탈과 충분한 연습량, 데이터관리, 열정이 없으면 설 자리는 없다.

이게 대한민국 양궁의 경쟁력이다.

정의선 양궁협회장이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현대차그룹 총수가 만사를 제치고 현장을 지키며 선수단은 든든한 언덕을 얻게 됐다.

협회는 1억5000만원을 들여 충북 진천선수촌에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을 본뜬 세트장을 마련했다. 모든 조건이 현지와 똑같다. 대형LED화면에 입장부터 슈팅, 마무리까지 모든 컨디션을 실제 올림픽에 맞췄다. 안내멘트도 일본어와 영어로 소개한다. 도쿄가 홈구장과 다를바 없다.

현대차도 기술지원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는 양궁에 필요한 연구개발과 성능향상에 선수 못지않게 땀을 쏟았다. 고정밀 슈팅 머신, 점수 자동 기록 장치, 심박수 탐지 기능 3D 프린트를 이용한 선수 맞춤형 그립, 딥러닝 버전 인공지능 코치 등은 대한민국 양궁의 질적향상을 이끌었다.

박채순 총감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과학기술 DNA를 양궁에 이식하기 시작했다. DB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전략과 전술을 섬세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면서 “2016년 리우올림픽 전종목 석권, 2020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4개의 성과도 이같은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송칠석 코치는 올림픽 뒷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선수단 식당 대신 숙소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라면과 도시락 등 대충 끼니를 떼웠는데 미국에서 돌아온 정 회장이 이날부터 특식을 공수했다. 그날 저녁 장어덮밥은 환상의 맛이었다. 기력을 보충한 선수들은 잇따라 금맥캐기에 성공했다.

대표팀 코치진은 화려하다. 박채순 총감독(광주시청 감독)을 비롯해 홍승진(청주시청 감독) 남자대표팀 감독, 정재헌(대구 중구청 감독) 남자대표팀 코치, 류수정(계명대 감독) 여자대표팀 감독, 송칠석(광주체고 감독) 여자대표팀 코치 등 어벤져스급이다.

총감독을 맡은 박 감독은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2003년부터 광주시청 감독을 맡아 기보배, 최미선, 이특영, 최민선, 김소연 등 우수선수들을 키워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대표팀 코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대표팀 감독을 하며 양궁 전관왕을 이루는데 기여했다.

남자부 감독에는 임동현, 김우진 등 정상급 선수를 배출한 홍승진 청주시청 감독이, 여자부 감독으로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부를 이끈 류수정 감독이 재선임됐다.

남자부 코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정재헌 대구중구청 감독, 여자부 코치는 떠오르는 신예 안산(광주여대)을 국가대표로 키워낸 송칠석 광주체고 감독이 맡았다.

송 코치는 국민스타로 떠오른 안산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 코치는 “초등학교 3학년때 양궁을 시작한 산이는 어리지만 멘탈과 자신감, 차분한 경기운영 능력이 탁월하다” 며 “앞으로 대한민국 양궁을 빛낼 유망주로 더 많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은 4일 재학중인 광주여대에서 열리는 환영행사에 참석, 올림픽 3관왕 소감 등을 밝혔다.

광주=서인주기자

si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