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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대학가 백반도 8500원?…'한 달 계란값만 100만원' 뛰는 물가에 외식 가격 줄인상[언박싱]
40% 뛴 깻잎…금란에 이어 ‘금추’
서울 외식 가격 평균 100원씩 인상
“있는 손님 발길도 끊길라” 울며 겨자먹기로 메뉴 인상
지난 6일 오후 9시가 넘은 시각 종로 먹자골목을 찾은 시민들이 불 밝힌 간판 아래 거리를 걷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조모 씨는 가게 문을 연지 2년만에 지난달 15일 메뉴 가격을 500원~1000원씩 올렸다. 7000원대이던 백반 가격도 8500원으로 올랐다. 무섭게 뛰는 식자재 가격에 버티지 못한 것이다.

조씨는 “한 달에 계란값만 100만원이 나간다”며 “그렇다고 항상 내던 삶은 계란을 손님들한테 안 줄 수는 없지 않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재료 가격이 한 번 오르면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토로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도 메뉴 가격을 올려야 하냐는 문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국밥집을 운영한다는 A씨는 지난 2일 ‘가격 인상할 때 안내문을 붙여야 하냐’며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식사류는 1000원씩, 요리류는 3000~5000원씩 올리려고 한다’며 ‘원재료 값이 너무 나간다’고 한탄했다.

줄줄이 오르는 식자재 가격에 “손님들 욕해도 가격 인상 어쩔 수 없다”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장 보는 시민들. [연합]

자영업자들이 ‘고물가’와 ‘영업제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외식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긴 폭염과 때 아닌 가을 장마 탓에 치솟은 상추, 깻잎, 당근 등 채소 가격도 자영업자들에게 시름을 더하고 있다.

8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1896원(100g 기준)이던 깻잎은 9월 들어 2695원으로 42%나 뛰었다. 애호박은 1310원에서 1852원, 당근은 354원에서 388원으로 줄줄이 올랐다.

고기와 계란값도 오름세가 꺽이지 않고 있다. 1년 전 2527원이던 돼지고기 목살은 지난달 3044원에 이어 이달 3164원으로 1년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금란’(金卵)으로 불리는 계란 역시 대란 15개 기준 지난달 8234원에서 이달 8738원으로 가격이 또 뛰었다.

지난해 4㎏ 한 상자에 3만936원이던 적상추는 6만8180원으로 두배 이상 폭등했다. 청상추도 지난해 2만8472원에서 올해 5만 7380원을 기록해 상추가 ‘금추’가 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비빔밥·자장면·김치찌개…안 오른 메뉴 찾기가 더 어려워

이렇듯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외식비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9000원이던 서울시내 비빔밥 가격은 지난 7월 9115원으로 인상됐다. 이어 ▷김치찌개백반 6846원에서 6923원 ▷자장면 5385원에서 5462원 ▷삼겹살 1만6684원에서 1만6889원으로 올랐다.

이근재 한국외식업 종로지부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상당수의 자영업자들이 치솟는 식자재값에 메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그나마 있는 손님도 발길이 끊길까 조심스럽기 때문에 반찬을 줄이거나 서비스를 빼는 방식으로 고민하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최저임금도 인상되기 때문에 부담이 더욱 크다”며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아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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