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앱 쇼핑 화면. [쿠팡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유통가의 간편결제 ‘○○페이’ 전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고 추가로 혜택을 챙겨주니 좋고, 업체 입장에서는 충성고객을 만드는데 효과적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특히 후발주자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고 네이버와 쿠팡이 해외에서 인기인,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한다는 ‘BNPL’(Buy Now Pay Later·후불결제)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페이 전쟁은 2라운드를 준비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 초 특허청에 후불결제 서비스를 ‘Coupang PayLater’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나중결제 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으로 정식 서비스 오픈을 준비중이다.

BNPL은 물건은 지금 사고, 결제는 미리 등록한 계좌에서 나중에 빠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특히 쿠팡의 경우 최대 6개월 할부 서비스도 가능하다. 만약 60만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나중결제를 이용하면, 신용카드 없이도 매달 10만원씩 나눠 내는 무이자할부가 현재 가능하다. 수수료는 연체시 연체수수료만 발생한다.

쿠팡 나중결제 안내 화면.[쿠팡 앱 캡처]

해외에서 BNPL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달리 신용카드, 체크카드 보급률이 높은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단계다.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시범서비스 단계로 개인별로 다른 이용금액 한도도 쿠팡이 조금 더 높지만, 네이버페이 최대 30만원 등 수십만원 수준이다. 네이버페이 후불결제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있는 것으로, 일부 스마트스토어에서 이용가능하며 쿠팡은 쿠팡 내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쿠팡이 직접 매입하는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의 구매에만 BNPL이 적용된다.

그러나 이커머스업체들이 BNPL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후불결제는 당장 돈이 없어도 구매가 가능하고, 이용수수료도 없다.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율이 높은 현금영수증으로 적용되는 것은 물론 추가 이벤트까지 있을 경우 혜택이 많다. 해외의 BNPL 업체들과 달리, 현재 국내는 이 서비스를 통한 수익보다는 고객 편의 제공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처럼 무이자할부도 되는데, 카드연회비 등 다른 이용수수료가 일절 없다”며 “당장 현금이 부족한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안 쓸 이유가 없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GS페이 이미지.[GS리테일 제공]

페이 서비스 후발주자로 아직 이용자가 많지 않은 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GS페이를 론칭한 GS리테일은 이달 편의점 GS25에서 1만원 이상 GS페이로 결제시 3000원 포인트를 돌려주고, 수퍼마켓 GS더프레시에서는 GS페이 결제시 채소 전품목에 대해 20% 추가할인을 해주는 등 마케팅에 한창이다.

11번가는 SK텔레콤의 유료 구독 서비스 ‘T우주’ 론칭과 함께, SK페이 포인트를 증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SK페이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세븐일레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계열 유통매장에서 L페이 등록 계좌 ATM(현금지급기) 출금시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이커머스업계에서 페이 이용자가 많은 곳은 네이버페이,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 쿠팡의 쿠페이 정도로 각사의 유료멤버십과 맞물려 있어, 충성고객을 모으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간편결제 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크게 성장해 놓칠 수 없는 분야가 됐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일 평균 이용금액은 55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4% 늘었다. 일 평균 이용건수도 2019년 상반기 881만건에서 올 상반기 1821만건 2배 이상 늘었다.

한편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최근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를 인수하며 자체 페이 사업에 본격 나섰고 현대백화점그룹도 역시 H포인트페이라는 상표권을 등록하며 페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