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 인기에 덩달아 각광
와인숍·레스토랑에서만 취급하던 오렌지 와인
유통업계 취급 늘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오렌지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홈술’로 와인을 찾는 MZ(밀레니얼+Z)세대들이 특색 있는 와인을 선호하면서 이제는 레드·화이트·로제도 아닌 ‘오렌지 와인’이 각광받고 있다. 용산구, 서초구 등의 내추럴 와인바에서 소량씩 판매되는 오렌지 와인이 인기를 끌자 주류업계도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에 제프 까렐(Jeff Carrel) 와인 13종을 들여오면서 오렌지 와인, 내추럴 와인을 선보인 데에 이어 오는 11월에 오렌지 와인 제품을 추가적으로 취급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부터 프리미엄급 매장 10여 곳에 내추럴 와인 등 새로운 와인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이색 와인존을 선보이면서 ‘크라멜레 레카스 엠버’ 오렌지 와인을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이후 수입한 4000병이 완판됐다.
롯데마트 와인 MD(상품기획자)는 “내추럴 와인의 인기가 오렌지 와인으로까지 번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맥주에 수제맥주라는 트렌드가 불었듯이 와인 업계에도 내추럴 와인의 인기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오렌지 와인은 화이트 와인을 레드 와인 기법으로 만든 와인으로 독특한 오렌지빛을 띄는 게 특징이다. 껍질과 씨를 같이 발효시키는 스킨 컨택트, 껍질침용을 이용한 제조 방식으로 레드 와인의 적포도로 만드는 로제 와인과는 차이점이 있다.
오렌지 와인이라는 용어는 영국의 한 와인 수입가에 의해 2004년부터 사용되었고 2018년에 발간된 와인 관련 도서인 ‘앰버 레볼루션’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내추럴 와인이 주목을 받자 오렌지 와인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기존에 유명 와이너리에서 대규모로 생산되는 와인과 달리 제조 과정에서 화학적 요소나 인공 첨가물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내추럴 와인’이 몇 년 전부터 국내에 알려지면서 독특한, 정형화되지 않은 맛의 와인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자신만의 취향을 찾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오렌지 와인의 병당 유통가는 5~10만원 안팎으로 비싼 편에 속한다. 그러나 맛의 ‘희소성’ 측면에서 MZ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국내 오렌지 와인은 대부분 소규모 수입사가 들여오기 때문에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을 뿐더러 수입된 오렌지 와인도 레스토랑 및 호텔, 일부 와인숍에서만 판매되고 있어 접근성도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일부 와인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서초구의 고급 레스토랑, 와인숍에서 오렌지 와인을 구하거나 이들이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른 와인의 경우 1000병 단위로 들여오지만 오렌지 와인의 경우 적게는 수 십병씩만 들어오기 때문에 와인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 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매니아층이 뚜렷해지면서 오렌지와인, 내추럴 와인을 찾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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