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마케팅 결합한 ‘입소문 마케팅’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뷰티 인플루언서'. [뷰티포인트 앱 캡처]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상품후기를 남기는 소비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일종의 진화한 ‘입소문 마케팅(Buzz marketing)’이다. 기업은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솔직한 후기를 얻을 수 있고, 소비자는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인플루언서’ 베타 서비스를 자사 앱에서 시작했다. 뷰티인플루언서는 ‘최대 월 300만원’까지 활동비를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이 특징이다. 활동 신청방법은 아모레퍼시픽 앱에서 자기 소개와 뷰티노하우, 제품후기가 담긴 글을 작성하면 된다. 검토 과정을 거친 뒤 뷰티 인플루언서가 되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데, 콘텐츠에 ‘좋아요’를 받으면 개당 300원씩 지급한다.
‘좋아요’ 수는 100개까지 인정해 콘텐츠 하나당 최대 3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누적된 활동비는 월 300만원까지 인정한다. 현재 활동 중인 뷰티 인플루언서는 190여명이다.
e-커머스에서도 유사한 활동을 운영 중이다. 쿠팡은 이용자가 쓴 제품후기를 다른 사람이 보고 상품을 구매할 경우 수수료 약 3%를 지급하는 ‘쿠팡 파트너스’를 운용하고 있다. 쿠팡파트너스는 쿠팡 앱이 아닌 본인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동한다. 가입 신청은 개인정보를 작성하고 추가로 본인이 활동하는 웹사이트나 SNS 주소, 웹사이트의 성격과 항목 등을 입력하면 활동을 할 수 있다. 등록하지 않은 곳에서 광고활동을 하면 부정행위로 인식한다. 쿠팡파트너스는 2018년에 처음 도입한 서비스로, 현재는 직장인 부업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앱 브랜디에서 운영하는 ‘헬피’ 서비스. [브랜디 제공] |
기업들이 소비자의 활동을 장려하는 이유는 ‘상품후기 도달률(마케팅활동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노출됐는가를 측정하는 지표)’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을 직접 사용한 소비자가 남긴 글은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 상품을 구매한 사람과 비슷한 연령대 및 취향을 가진 소비자를 손쉽게 모을 수 있다.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에게 지급하는 협찬 및 광고비 인하 효과도 있다.
소비자가 판매자로 활동하는 사례도 있다. 자신이 경험한 상품들을 직접 판매자가 돼 판매를 시작하는 식이다. 패션앱 브랜디는 자신의 코디 사진을 활용해 수익을 올릴 경우 금전적 보상을 하는 ‘헬피’ 서비스를 운용 중이다. 헬피가 상품 스타일링이 담긴 사진을 찍으면, 마켓을 오픈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과정을 브랜디에서 운용한다.
헬피는 잘 팔릴 수 있는 스타일링에만 집중하고, 상품력만 있으면 더 간편하게 자신만의 상점을 오픈하고 운영 걱정 없이 빠르게 규모를 키워 성장할 기회를 살릴 수 있다. 마켓 운영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인력을 크게 줄임으로써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후기를 남기는 사람도 이미 상품을 사용해보고 남기는 것이기에 기업으로서는 별도의 지출 없이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소비자도 자신의 활동에 대한 보상이 즉각적으로 돌아오기에 성의 있게 후기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인플루언서 시대에 발맞춰 입소문 마케팅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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