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롯데가 그간 지지부진하던 ‘롯데몰 송도’ 개발을 리조트형 쇼핑몰로 확정하고, 내년 착공으로 속도를 내면서 송도 상권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백화점 등 개발계획을 검토중인 신세계까지 향후 가세하면 송도에서는 현재 성업중인 현대프리미엄아울렛까지 포함해 롯데·신세계·현대 유통 3사의 ‘송도 대전’이 열리게 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몰 송도는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으로 내년부터 행정절차와 토목공사를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롯데는 그간 유통업계 트렌드 변화와 코로나 팬데믹 등을 이유로 사업을 미뤄왔으나, 이번에 도심 속 리조트형 쇼핑몰로 계획을 확정하고 더 이상의 지연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급변하는 소비 및 여가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콘셉트의 공간 기획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몰 송도의 역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는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인천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부지를 2010년 매입했으나 사업 속도가 나지 않았고, 지난 2019년 7월 백화점을 제외하고 호텔과 영화관이 포함된 복합쇼핑몰을 2022년 말 준공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으나 이마저도 답보상태였다. 지역주민의 원성을 산 것은 물론 롯데쇼핑 올해 2분기 실적에는 롯데몰 송도 개발 지연에 따른 세금 323억원 추징이 반영되기도 했다.
롯데몰 송도 조감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
이번에 확정된 롯데몰 송도는 백화점형 몰 형태로 리조트와 함께 들어선다. 리조트형 쇼핑몰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자연친화 녹지공간과 어우러지며 기존 쇼핑몰들의 단일형 복합 건축물 형태를 탈피해 프리미엄관, 스트리트몰, 체험형 와인 매장 등의 분리형 건축물로 각각 차별화해 연면적 14만8000㎡ 규모로 구성된다. 리조트는 머물고 싶은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을 콘셉트로 다양한 형태의 풀과 테라스가 도심 속 휴양 럭셔리 리조트로 조성된다.
롯데가 속도를 내면서 롯데몰 송도와 인천대입구역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신세계 부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2015년 해당 부지를 매입한 신세계는 백화점 건립을 계획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송도 개발이 지연되는 사이 신세계그룹에서는 스타필드 청라가 지난해 먼저 착공했다. 스타필드 청라는 야구단 SSG랜더스를 인수한 신세계의 돔구장 건립 가능성도 거론되는 지역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송도 개발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있으나 구체적인 안의 확정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대전점 신규오픈, 울산, 수서 개발 등 여러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송도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온라인이 대세인 시대에 오프라인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안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전경.[현대백화점 제공] |
롯데와 신세계의 움직임에 긴장하는 곳은 현대다. 2016년 송도의 첫 대형 복합쇼핑문화공간으로 오픈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인근의 대형마트(홈플러스), 쇼핑몰(트리플스트리트)와 결합해 송도 쇼핑의 중심지로 위상이 확고하다. 지하철과 바로 연결된 도심형 아웃렛으로, 전국 아웃렛 매출 순위로 볼 때도 송도점은 5위 정도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면적, 매출 면에서 여느 쇼핑시설 못지 않은 곳이지만 당장 롯데몰 송도가 생기게 되면 상권 변화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 상권이 빠르게 크고 있고, 롯데몰 송도 건립으로 활기를 띠게 되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 3사가 일단 경쟁구도를 형성하겠지만, 각각 콘셉트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경쟁하는 동시에 서로 윈윈하며 송도 상권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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