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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공’ 외치는 정용진 부회장…계속 ‘노빠꾸’해도 될까 [언박싱]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연일 ‘공산당이 싫다’는 정치적 발언을 이어나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정용진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연일 ‘공산당이 싫다’는 정치적 발언을 이어나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야말로 ‘노빠꾸(No Back. 물러나지 않고 돌진한다)’ 정신이다.

‘멸공’ 해시태그로 인해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삭제되자 정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올렸다가 본의아니게 논란이 되자 삭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기사로 교체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6월, 11월 두차례 검찰로부터 통신조회를 당한 내역도 공개했다.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는 정 부회장은 사업과 관련한 홍보에도 적극 나서며 친근하게 소통하며 유통업계 최대 인플루언서로 떠오른 기업인이다. 그러나 정치적 발언에 따라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잦아지자 행여나 오너리스크로 번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멸공’ ’반공방첩’ 선봉에 선 용진이형

정 부회장이 최근 집중적으로 멸공 발언을 한 것은 인스타그램이 ‘멸공’ 해시태그가 들어간 게시물을 삭제하면서부터다.

정 부회장은 6일 오후 11시께 인스타그램에 〈“소국이 감히 대국에…” 안하무인 中에 항의 한번 못해〉라는 제목의 기사 캡처 화면을 올렸다. 해당 기사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정 부회장은 이 게시물 해시태그로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대한민국이여영원하라 #이것도지워라 #대한민국은대국이다 #이것도폭력조장이냐’를 덧붙였다. 이어 정 부회장은 7일 ‘반공반첩’이라는 상호명의 고깃집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이같은 게시물은 최근 인스타그램이 ‘멸공’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삭제한 데 따른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앞서 인스타그램은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하며 삭제된 게시물을 하루 만에 복구 조치했다.

[정용진 인스타그램 캡처]

게시글 삭제 당시 정 부회장은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라며 다시 ‘멸공’ 태그를 단 게시물도 올렸다. 관련 기사 내용을 공유하면서 ‘기사뜸’ ‘노빠꾸’ 등의 태그를 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올 때마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정 부회장의 지지자와 신세계와 이마트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갑론을박도 이어진다.

이마트의 경우 2017년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지만,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이끄는 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면세점은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발언이 혹시라도 신세계그룹의 중국사업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또한 중국의 고가화장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정 부회장은 7일 오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기사 사진을 게시하며 “내 멸공은 중국보다는 우리 위에 사는 애들을 향한 멸공이다. 괜히 나랑 중국을 연결시키려 하지마라. 난 그쪽엔 관심없다. 멸공은 가까운 데 있다고 배웠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게시글을 삭제하고, 김정은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기사 캡처화면과 함께 새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캡처해 올린 기사에 중국의 지도자(시진핑) 얼굴이 들어가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해당 게시물은 “대한민국을 소국으로 칭한 것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반감 때문에 나온 반응이었다. 다들 괜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SNS 구설수, 득일까 실일까

정 부회장의 SNS 활동으로 인한 구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정 부회장은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태그를 반복해 사용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정 부회장의 발언이 세월호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희생자 추모글을 풍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결국 정 부회장은 6월 8일 그의 안경 사진과 함께 “난 원래 가운데 손가락으로 안경을 쓸어올림. 길고 편해서. 근데 우리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 하지 말란다”며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젠 제일 짧은 손가락으로 올릴거다”라는 글을 남겨 논란을 마무리짓기도 했다.

한동안 정 부회장은 논란을 피해가는 듯 했으나, 11월 다시 ‘난 공산당이 싫어요’를 처음으로 올린 뒤, ‘난 콩 상당히 싫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당시에도 대(對)중국 사업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정 부회장은 개의치 않았다.

당시 그는 중국의 신세계 불매운동 가능성을 언급한 기사 이미지를 게시하며, ‘반공민주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난 초·중·고등학교때 이렇게 배웠는데) 난 콩 상당히 싫다’라고 올리기도 했다.

[정용진 인스타그램 캡처]

정 부회장은 7일 지난해 6월 9일 서울중앙지검, 11월 8일 인천지검에 통신자료 조회를 당한 사실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해당 확인서에 따르면 KT는 두차례 정 부회장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가입일, 해지일 등의 내역을 제공했다. 첫번째 조회시기는 ‘미안하다 고맙다’ 논란으로 시끄럽던 시기와 공교롭게 일치한다.

정 부회장은 평소 극우 성향인 ‘가로세로연구소’를 팔로우하는 등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다. 이에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마트를 불매하겠다거나 오히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만 가겠다는 이들로 갈라지기도 한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은 정 부회장을 적극 지지한다. 가까운 사례로 정부가 백화점, 마트에 방역패스를 오는 10일부터 적용하겠다고 하자 정 부회장의 SNS에 ‘부회장님이 방역패스 반대 목소리를 내달라’는 댓글이 쏟아졌을 정도다. 이는 현재 정 부회장의 이미지와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정치 발언으로 인한 오너리스크가 실제 문제가 된 적도 없고, 최근 신세계그룹의 실적도 좋기 때문에 이번에도 반복되는 해프닝 정도로 넘어갈 것”이라면서도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이 젊은층에 상당히 어필한 것도 사실이고,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오너리스크에 대한 주변 우려도 경청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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