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백화점, 대형마트에 가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나 48시간 내 발급받은 PCR(유전자증폭검사) 음성확인서를 내야 한다. 9일 오후 고양시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방역패스 확인을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방역패스 없어도 ○○슈퍼는 갈 수 있나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도 10일부터 방역패스가 적용되면서 유통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역패스 시행에 따른 매출 영향은 일단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적용을 피해간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등은 일부 수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는 방역패스 시행에 따라 마트, 백화점의 출입구 인력을 매장별로 2배까지 확대했다. 출입구에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하는 만큼 입장 지연에 따른 고객 불편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QR코드를 찍고 들어가야 하는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대형마트 등 전국 2003곳이 이번 방역패스 적용 대상이다. 오는 16일까지는 과태료 부과없는 계도기간이지만, 시행 첫날부터 현장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몰 등과 붙어있는 등 출입구가 많은 점포의 경우 더욱 인력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백화점은 영향이 덜하겠지만 일상적인 장보기 수요가 많은 대형마트는 고객 불편에 따른 이탈이 최대한 없도록 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백신 접종완료율이 80%를 넘어 대다수의 고객은 방역패스 시행 후에도 출입에 문제가 없겠지만, 가령 임신부처럼 접종률이 1%도 안되는 집단도 있다. 대형마트도 온라인 장보기가 가능하지만, 여전히 품목별로 오프라인 장보기를 선호하는 고객층이 있고 가족 단위 고객은 나들이 겸 마트로 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 어린 자녀를 둔 가족단위 쇼핑객도 많은데, 이런 고객층의 마트 출입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기업형 슈퍼마켓은 방역패스가 미적용 되면서 대형마트의 장보기 수요가 일부 넘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방역패스 시행은 3000㎡ 이상 규모의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롯데슈퍼,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SSM은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에서 갈 수 있는 마트 알려주세요’와 같은 지역 내 소규모 개인 슈퍼마켓이나, SSM에 출입이 되는지 물어보는 글들이 자주 눈에 띈다.

[GS더프레시 앱 화면 캡처]

다만 유통대기업의 경우 대형마트와 SSM 등을 모두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으로 SSM을 홍보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대형마트가 없고, 편의점과 SSM만 운영하는 GS리테일 같은 경우에는 방역패스 없이도 GS더프레시에서 쇼핑이 가능한 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최근 신선 및 즉석식품을 강화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 SSM은 이번 방역패스 시행이 일견 기회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SSM은 지난해 11월에도 점포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6.3% 매출이 줄어드는 등 고전하고 있어, 이번 조치로 방문하게 되는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편의점 또한 이번 방역패스 시행이 적용되지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떠오른 편의점은 반찬, 신선식품 등의 매출이 증가추세로 추가적인 장보기 수요 흡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편 마트, 백화점을 포함 다중이용시설 17종에 적용된 방역패스 관련 집행정지 신청 사건은 이르면 이번주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이 나올 전망으로 유통가의 이목이 또 한번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