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사가 원하는 시간 언제든 방송
10조원 시장 규모…거래액 확대 기대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카카오가 라이브방송(이하 라방) 플랫폼을 네이버처럼 ‘개방형’으로 바꾸고 라이브커머스에 승부수를 띄운다. 라방 시장 규모가 내년께 10조원에 이르는 등 시장 성장성이 큰 만큼 오픈 라방 플랫폼으로 거래액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5월 정식 운영을 목표로 카카오 쇼핑라이브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가 라방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면 카카오의 파트너사라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라방을 할 수 있어 네이버 쇼핑라이브처럼 24시간 라이브 방송이 가능해진다.
대기업 위주로 구성되던 파트너사 역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카카오는 평판이 좋고 제품력이 뛰어난 대기업 위주로 파트너사를 선정하고, 이들의 제품만 방송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견업체 및 소상공인까지 파트너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직접 제작하던 라이브 방송 영상 역시 브랜드사들이 자체 제작할 수 있도록 관련 솔루션을 지원할 방침이다.
그간 카카오는 네이버와 달리 라이브 방송을 홈쇼핑처럼 폐쇄적으로 운영해왔다. 하루 5회 정해진 시간에 대기업 위주의 파트너사 제품을 소개하는 자체 제작 영상을 방송하는 방식이었다. 다다익선보다는 소수의 라이브 방송에 공을 들여 품질을 높이는, 이른바 고급화 전략을 펼친 것이다. 덕분에 방송 및 제품의 품질이 좋다 보니 라방의 고객 평판이 좋고 수익성도 경쟁사 대비 높았다.
하지만 제한적인 제품 구색 및 방송 시간 등으로 인해 거래량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경쟁사인 네이버보다 라방을 3개월 먼저 시작했지만, 거래액은 5~7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카카오 쇼핑 라이브는 누적 시청횟수가 2000만회를 돌파했고, 거래액도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5월에 비해 38배가 느는 등 큰 폭의 성장을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네이버는 누적 시청횟수 7억뷰, 누적 거래액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
사실 카카오의 폐쇄적인 큐레이션 전략 변화는 라이브커머스 ‘그립컴퍼니’에 1800억원을 투자했을 때 이미 감지됐다. 그립이 누구나 판매자로서 상품을 팔고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보니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투자를 두고 폐쇄적인 카카오 쇼핑라이브와 개방형 플랫폼인 그립 등을 투 트랙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카카오는 그립 운영과는 별도로 자체 기술을 활용, 카카오 쇼핑라이브를 오픈 플랫폼으로 교체해 시장의 저변을 넓히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카카오가 라방에 적극 나서는 것은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20년만 해도 4000억 원 수준이었던 라방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8000억 원으로 7배 가량 확대됐다. 올해 역시 지난해의 2.5배인 6조2000억원의 성장이 예상되고, 오는 2023년에는 1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 라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0.3%에서 4%로 1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라방의 품질이나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상황에선 네이버와 같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며 “카카오가 라방을 오픈 플랫폼으로 변경하게 되면 짧은 시간 내에 거래액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