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만 중화권 시장 넓히고
현지 플랫폼 콜라보·M&A 강화
중화권 유닛 전문 인력 추가 채용 중
북미는 팬덤 브랜드와 콜라보 지속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중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로 ‘K-뷰티’ 위기에 봉착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이 BM(사업 모델)을 뜯어고치며 체질 개선에 나선다. 중국 시장에 직영 매장을 열고 직접 진출하는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중화권 e커머스 채널과 손잡고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하는 디지털 피보팅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13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해 ‘뉴 아모레퍼시픽’의 밑그림이 되는 조직 개편 작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늦어도 이달 안에 글로벌 e커머스 부문을 강화한 조직 개편과 함께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핵심은 중국 현지의 오프라인 사업이 e커머스 사업 부문으로 흡수·이관된다는 점이다. 중국 현지의 온·오프라인 채널과 국내·글로벌 면세, 글로벌 e커머스 등 모든 채널에서 중국 고객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업을 하나로 통합 관리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중국 본토뿐만 아니라 대만, 홍콩인 중화권 시장으로 아모레퍼시픽의 e커머스 사업 범위를 넓힌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글로벌 제품 마케팅,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인텔리전스 각 부문의 중화권 유닛의 전문 인력을 추가 채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조직 개편 변화 배경에는 중국 본토에 직영 매장을 만들고, 현지 직원 채용해, 직영점 수를 늘리는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작년만 해도 중국 내에서 610여개에 달하던 이니스프리 등 오프라인 매장은 지난해 400여개 수준으로 감축됐다. 올해는 이마저도 140여개로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중화권 e커머스 사업을 위해 현지 플랫폼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인수합병(M&A)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핵심 관계자는 “시장 파워가 확실한 중화권 플랫폼과 협업해 디지털 시장에 진출하는 사업 방식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아모레퍼시픽] |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디지털 채널 전략 다각화와 함께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딩 전략에도 집중한다. 지난해부터 이니스프리를 누르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국 매출 비중 1위 브랜드(30% 수준)로 등극한 설화수의 럭셔리 라인을 대폭 강화한다. 올해 안에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를 추가 론칭해 설화수와 함께 중국 내에서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군으로 인기 있는 로레알·에스티로더 등과 견주는 포지셔닝을 취한다는 방침이다.
틱톡 채널에 라네즈의 기능성 이미지를 강화하는 관련 콘텐츠도 집중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조직 개편에서 중국 소셜 계정·컨텐츠 운영 인력을 2~3배 정도 늘리는 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시장 사업의 경우 아마존, 쇼피 등 e커머스 입점 확대와 함께 ‘확실한 팬덤’을 가진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온라인 직판체제(D2C) 전략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직영 온라인몰 ‘아모레퍼시픽몰 US’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중국 법인 매출을 10% 이상 성장시킨다는 게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목표다. 현지 e커머스 채널의 성장 목표치의 경우 30% 이상으로 잡았다. 브랜드별로는 설화수 20~30%, 라네즈 15~35% 이상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