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과 자회사 칼리버스가 구현한 롯데의 메타버스 세계.[롯데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토큰) 도입에 유통가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NFT는 젊은 세대들에게 재미 요소를 갖춘 디지털 자산으로 자리잡았으며, 가상 공간에서 즐겨찾는 장소나 사용하는 제품은 이미 현실을 넘나들 준비를 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NFT를 자체 제작해, 모바일 앱에서 고객들에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미국 3D 아티스트인 베레니스 골먼과 협업해 봄을 맞아 꽃이 피어나는 5개의 영상을 10초 길이로 제작했으며, 각각 200개씩 총 1000개를 나눠준다.
NFT는 위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로 사진·동영상 등에 고유번호를 붙이고 소유권을 주는 디지털 자산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들의 백화점 모바일 앱 접속과 이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3월 중순에는 신세계매거진의 프라다 모델 화보로 제작한 NFT를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
NFT는 그간 국내 e커머스업계에서 명품의 정품 인증 보증서 등으로 많이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자체 상품이나 이미지를 활용해 NFT를 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4월 모바일 앱을 통해 NFT 마켓플레이스를 열 예정으로, 가상 의류 브랜드 ‘LOV-F’를 만들어 NFT 시장에 선보인다. 젝시믹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도 가상의류, 아트워크 등 NFT콘텐츠 제작, 판매에 나선다. 치킨 브랜드 BBQ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마스코트인 치빡이 이미지를 활용한 NFT를 만들어 1만명에게 증정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도 한층 뜨거워졌다. 그동안 유통기업이 제페토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에 점포를 오픈하거나, 가상 의류 등을 판매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를 뛰어넘어 결제 기능까지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하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 메타버스는 MZ세대 다음인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를 잡기 위해서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나선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제안으로 22일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메타버스 회의를 진행했다. 평소 ‘얼리어답터’로 알려진 신 회장은 이날 무형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할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22일 그룹의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주재했다.[롯데 제공] |
롯데 신동빈 회장은 22일 그룹의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주재했다.[롯데 제공] |
롯데는 ‘초실감형 메타버스 라이프 플랫폼’으로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칼리버스를 인수해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중으로 롯데 계열사와 연계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특히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이르면 올 2분기 중에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달 ‘메타현대백화점’, ‘메타더현대서울’로 특허청에 상표권을 등록하며 메타버스 사업에 의지를 보였다. 다만 현대백화점 측은 메타버스 사업 추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상표권 사전 확보 차원으로 출원한 것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