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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주 “매달 30만원 적자”…최저임금 인상에 “차라리 무인매장화” [언박싱]
편의점주, 최저임금 9620원 결정에 반발
“점주 60%, 월 기준 31~44만원 적자”
아르바이트 줄이고 직접 운영
무인화 바람도 가속화 전망
서울 마포구에 폐업한 한 편의점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수화기 저쪽 너머에서 한숨소리부터 나왔다. 그리고 약간의 망설임도 없이 손에 단 한 푼도 쥘 수가 없어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30일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이 전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업계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편의점주가 5일간 매일 10시간씩 근무해도 월 기준 최소 약 30만원 적자가 발생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해 ‘을과 을’의 갈등을 유발한 결정”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국내 편의점에서 편의점 한 곳을 운영하는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의 70% 수준이다.

최저임금 인상 후, 편의점주 월 순소득 산정표 [자료: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올해 편의점 월평균 매출은 4357만원으로, 이중 점포가 가져가는 평균 점포이익은 약 915만원이다. 그런데 인건비·임대료·가맹수수료 등을 지불하면 점주가 가져가는 소득이 전무하다 못해 월평균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것이 협의회 측 주장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소 31만원에서 최대 44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게 되면서, 편의점주 60% 이상은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홍 정책국장은 “편의점주가 5일간 매일 14시간을 근무해야 80만원 수준의 월소득을 가져가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편의점주의 절반 이상이 아르바이트생보다도 못 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주도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우선 2명 있던 아르바이트생을 이번 달부터 1명으로 줄여 평일 야간에만 고용하고 나머지 시간은 직접 가게를 볼 계획”이라면서 “이미 올해 초부터 순소득이 손익분기점 수준인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점주는 범법자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편의점주는 “울고 싶었는데 뺨 맞는 격”이라며 “편의점 문을 닫든지, 무인매장으로 돌리든지 선택해야겠다”고 말했다.

일부 편의점주들은 아예 아르바이트를 쓰지 않고 편의점을 무인매장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유인으로 운영되던 기존 점포의 야간 시간에 무인 시스템을 적용해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에 따르면, 낮에는 점원이 상주하고 심야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은 전국 2603개에 달한다. 2년 전만 해도 434개에 그쳤지만, 지난해 1990개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불과 다섯 달 사이에 613개가 증가했다. 단순 계산하면 올해에만 한 달에 122개 꼴로 하이브리드 매장이 늘었다.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완전무인 매장은 현재 120개다. 전년과 비교하면 1.4배(87개) 증가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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