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신선한 브랜드 발굴 콘셉트
70% 해외 브랜드 구성·젠더리스도
“브랜드 쇼룸 대체하는 공간 목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엠프티’ 1층 [이정아 기자]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엠프티’ 3층 [이정아 기자]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단순한 의류 매장이 아닌, 하나의 아트 프로젝트로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디자인 최우선 목표로 삼은 이유입니다.”(전영용 무신사 트레이딩 브랜드사업본부 본부장)
그가 표현한 대로였다. 서울 성수역 3번 출구 앞, 2차선 도로 길가에 자리한 거대한 오각형 모양의 잿빛 건물에 들어서자 압도적인 크기(가로 11m·세로 6m)의 미디어 파사드가 눈에 들어왔다. 미디어 파사드에는 텅 비어 있는 공간에 개성 강한 스타일링을 한 23명의 모델들이 차례차례 등장해 가구와 소품을 채우는 영상이 화면 가득히 재생됐다. 미디어파사드 너머로 5개층 190평 규모에 달한 공간에는, 낯선 브랜드의 의류와 가방·신발 등이 쇼룸에 진열된 상품처럼 놓여져 있었다. 감도 높은 공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전하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읽힌 이유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엠프티’ 전경 [이정아 기자] |
바로 여기는 오는 3일 무신사 자회사인 무신사 트레이딩이 정식 문을 여는 ‘엠프티’다. 국내외 패션·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셀렉트숍으로, 의미 있는 실험과 시도를 하는 동시대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는 독립된 프로젝트로 지난해부터 기획됐다. 이달 16일에는 온라인 스토어도 선보인다. 해외 고객을 위한 글로벌 공식 웹사이트도 이달 말 오픈될 예정이다.
엠프티는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내세운 기존 무신사 스토어와는 콘셉트가 완전히 다르다. 엠프티 입점 브랜드는 아직 인지도는 낮지만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신선함을 주는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이현아 무신사 트레이딩 파트장은 “70%는 개성 있는 해외 브랜드고, 나머지는 엠프티가 엄선한 국내 패션 브랜드와 아티스트 오프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며 “의류 한 종을 30벌 정도만 한정 제작하거나, 엠프티와 단독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실험적인 브랜드와 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엠프티’ 1층 [이정아 기자]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엠프티’ 2층 [이정아 기자]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엠프티’ 3층 아트북 섹션 [이정아 기자] |
최근 들어 서울 한남동이나 압구정동에 위치한 패션 편집숍은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한다는 의미가 희미하다. 인기가 어느 정도 담보된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서, 백화점이나 플래그십 스토어 등 정규 매장으로 진출하기 전 테스트베드로 브랜드 인기를 재검증하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커지면서다.
반면 엠프티는 1층부터 채도가 높거나 패턴감이 돋보이는 브랜드 ‘아뜰리에 미미’, ‘찰스 제프리 러버보이’, ‘2000 아카이브스’ 의류와 모자, 가방 등이 진열돼 있었다. 2층은 차분하면서 미니멀한 느낌의 브랜드와 개성 강한 브랜드 공간으로 분리됐다. ‘루이 가브리엘 누시’, ‘설밤’, ‘마르셀’ 등 해외 브랜드와 성별과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 국내 브랜드 ‘콜드프레임’ 상품으로 구성됐다.
3층은 충성도 높은 여성 고객을 보유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유노이아’가 메인 공간으로, 특히 이곳에서는 엠프티가 독점으로 전개하는 ‘유노이아 맨’ 제품도 만날 수 있었다. 엠프티가 직접 선별한 아트북 섹션도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4층은 프리미엄 브랜드 ‘얀 얀 반 에쉐’, ‘헤레우’ 등과 함께 VIP 라운지로 구성됐다. 이 파트장은 “VIP 라운지는 퍼스널 쇼핑과 피팅이 가능한 곳이자, 추후 브랜드와 협업해 프라이빗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