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한옥' 파격 콘셉트…2주만에 10만명 방문
롯데리아 BI 숨기고 '아케이드·굿즈·음식'까지 새로운 경험 '입소문'
지난 5일 정오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롯데리아 플래그십스토어 ‘불고기랩’ 매장 앞에서 방문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신주희 기자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2052년, 우주에 햄버거 매장이 생긴다면?’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에 MZ세대의 새로운 ‘핫플’이 생겼다. 바로 우주 콘셉트와 한옥으로 꾸며진 롯데리아의 1호 플래그십스토어 ‘불고기랩’이다.
롯데리아는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A~C동 총 세 건물로 구성된 약 100평 규모의 불고기랩을 오픈했다. 이곳은 연휴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줄로 도로가 가득 찰 정도로 인기다. 무려 닷새 만에 1만명 방문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MZ세대의 놀이터로 등극했다.
지난 5일 정오에 방문한 불고기랩 A, B동의 통유리창 건물은 한옥 사이에서 눈에 띄었다. 행인들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뭐 하는 곳이냐”고 물기도 하고 줄을 서기도 했다.
지난 5일 정오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롯데리아 플래그십스토어 ‘불고기랩’ A동 내부를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신주희 기자 |
A동은 ‘2052년 우주에 문을 연 롯데리아’(스페이스 1호점)를 콘셉트로 한 아케이드존이다. 매표소에서부터 우주선에 들어온 듯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우주선 같은 문을 지나면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로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무중력 체험 포토존, 미니 게임존 등이 있다. 푸르스름한 조명 아래 우주선 조종석에 온 듯한 계기판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일 정오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롯데리아 플래그십스토어 ‘불고기랩’에 마련된 아트 공간에서 방문객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주희 기자 |
B동은 형형색색의 키치한 캐릭터로 꾸며져 있었다. 불고기버거와 동갑인 신진 아티스트 30명과 협업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굿즈를 구매하거나 티셔츠 등 커스텀 굿즈를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한쪽 벽면에는 알록달록한 형광펜으로 방문객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날 직장 동료와 불고기랩을 방문한 직장인 박모(31) 씨는 “회사가 이 근처인데 출근할 때 눈여겨보다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놀러왔다”며 방문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불고기버거가 있어 ‘롯데리아’인 줄 겨우 알았다”며 “미니 게임도 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의 말처럼 롯데리아 1호 플래그십스토에서는 빨간색 글자로 된 ‘LOTTERIA’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럼에도 2주 만에 1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이번 플래그십스토어는 대성공을 거뒀다.
MZ세대에서 유행하는 ‘키치한 감성’과 불고기버거와 익선동이 주는 ‘한국스러움’, 엉뚱하고 재밌는 ‘우주’ 콘셉트가 더해져 이 같은 성공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특한 콘셉트로 MZ세대에게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릴법한)한 공간으로 떠올랐다.
이번 우주 콘셉트는 지난 2018년 롯데리아의 종이포장지에 등장한, 한 엉뚱한 문구에서부터 시작됐다. 롯데리아 포장지에는 ‘롯데리아 창립 60주년 기념 우주정거장점 1호점 오픈’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는데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진짜 우주정거장점 1호점을 내봐라” 등의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착안해 롯데GRS는 이번 플래그십스토어 콘셉트를 ‘2052년 우주정거장 1호점’으로 꾸몄다.
지난 5일 정오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롯데리아 플래그십스토어 ‘불고기랩’ 앞에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신주희 기자 |
여기에 ‘한국식 버거’라는 불고기버거의 정체성을 더했다. C동은 익선동의 한옥 건물을 그대로 개조해 한국스러움을 잘 살렸다. 롯데GRS가 최근 플래그십스토어 성지인 성수동 대신 익선동을 플래그십스토어 장소로 선정한 이유다.
롯데리아 ‘불고기랩’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 ‘2022 블랙타이거 불새’(왼쪽)와 ‘덕인관 한우떡갈비버거’(가운데), ‘전주비빔라이스 불고기버거’(오른쪽). 신주희 기자 |
이곳에서는 전남 담양군의 불고기맛집인 덕인관과 협업한 메뉴 ‘덕인관 한우떡갈비버거’를 판매한다. 덕인관에서 직접 공급받은 패티와 매실절임, 청양 마요소스가 들어간다. 이 밖에도 2009년 출시됐던 ‘불새버거’를 오마주해 블랙타이거새우를 넣은 ‘2022 블랙타이거 불새’, 추억의 라이스버거인 ‘전주비빔라이스 불고기버거’도 맛볼 수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리아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고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일부러 ‘롯데리아’라는 글자를 넣지 않았다”며 “이번 플래그십스토어를 계기로 롯데리아의 새로움을 간접적으로 경험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