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시장 40% 차지하는 미국은 주춤
美 직구, 핫딜·차별화 상품으로 대응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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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11월부터 연말까지 쇼핑 대목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있지만 킹달러(달러 초강세)로 인해 해외직구 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달러의 강세로 인해 미국은 주춤하고 있는 반면, 엔저 현상으로 일본이 주목 받고 있다. 이에 직구 관련 업체들은 차별화 상품 등을 통해 비중이 큰 미국 직구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7일 국내 최대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엔저(低)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일본 구매대행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1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직구가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직구 인기 품목도 다양하다.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화장품, 주방용품은 물론 와인, 골프용품, 위스키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몰테일이 집계한 일본 직구 인기 위스키는 히비키, 글렌파클라스 105 등이다. 글렌파클라스는 스코틀랜드산이며, 캘러웨이 같은 미국 브랜드의 골프채도 일본 직구로 구매하면 더 싸게 구할 수 있어 인기다.
이같은 인기에 롯데면세점은 이달 해외 직구 온라인몰 'LDF BUY(엘디에프바이)'에 일본 직구관을 오픈했다. 최근 엔저 현상에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일본 직구족을 겨냥해 250여 개의 인기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것으로,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이 직접 상품을 소싱한다.
직구 시장의 이같은 변화는 무엇보다 환율 때문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3월 말 100엔당 1000원선 밑으로 떨어졌으며, 현재 970원대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했으며, 연내에 1500원선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직구시 관세가 면제되는 200달러어치를 산다고 하면, 환율이 1300원에서 1400원이 되면 2만원 더 비싸지게 된다”며 “배송비와 긴 배송기간, 복잡한 절차 등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해외 직접 구매액은 전년동기 대비 16.1% 증가에 그쳤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44.4%), 일본(31.1%) 등은 크게 증가했으나 미국은 6.4%로 증가율이 낮았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돼 전분기 대비로 보면 일본(11.7%)은 증가했으나, 유럽연합(-17.1%), 미국(-7.6%) 등에서 감소해 전체로도 5.1% 감소했다.
[11번가 제공] |
고민이 깊어진 곳은 직구 관련 업체들이다. 미국은 직구 시장에서 40% 가량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킹달러는 전체 직구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달 열리는 미국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를 앞두고, 핫딜과 차별화 상품으로 분위기 띄우기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는 11번가는 아예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해외직구 상품을 체험하고 쇼핑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서울 홍대거리에 마련해 내달 7일까지 운영한다.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이색적인 상품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 꾸준히 직구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캠핑용품을 성수기 시즌에 맞춰 선보이는 것이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원화 가치가 하락하자, 국내 상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역직구 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다. 특히 면세점은 지난 7월부터 국산품의 온라인 해외판매, 즉 온라인 면세 역직구몰이 허용됨에 따라 관련 마케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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