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특수 골프웨어 피크아웃
캐주얼·럭셔리 라인 양분화…구조조정 가속
내년도 봄·여름 시즌 생산량 전면 재검토
더이상 생산을 하지 않는 스릭슨 골프웨어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패션기업이 너도나도 브랜드를 론칭하며 뛰어든 골프웨어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특히 골프시장에 뛰어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이탈이 크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난립과 함께 고물가·고금리 기조로 하반기 들어 소비 심리가 크게 둔화된 것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골프웨어 매출 신장률이 올 하반기 들어 크게 주춤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30%에 달했지만, 올 9월 들어 20%대로 내려 앉더니, 10월에는 10%초반까지 떨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간 10%대 성장률은 처음”이라며 “예상보다 급격하게 빠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 원동력이었던 신규 고객인 MZ세대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한 백화점 MD는 “30대 이하 고객들의 1인당 골프웨어 객단가가 낮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골프웨어를 처분하는 사례도 늘었다. 팬데믹 특수를 제대로 누린 20~30대 초보 골퍼들이 중고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골프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150여개로, 캐주얼 라인과 럭셔리 라인이 보다 양분화 될 것으로 분석된다. 입지가 모호한 브랜드는 구조조정을 피해갈 수 없다는 의미다. 당장 지난 8월에만 해도 스릭슨의 골프웨어 사업이 종료됐다. 올 가을·겨울(FW) 시즌 의류를 마지막으로 내년 봄·여름(SS) 시즌 의류 생산량을 전면 재검토하는 브랜드도 있다. 해당 브랜드 관계자는 “판매량 감소는 물론, 원재료 등 원가 상승과 고환율까지 이어지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돼 공급 전략이 소극적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말했다.
등산복 붐이 정점을 찍었던 2014년 당시 아웃도어 의류 시장 규모는 7조원이었다. 하지만 열기가 식으면서 아웃도어 의류 시장은 2018년 2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현재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4조원대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