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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사람 머릿수는 준다캐도 1인가구 수는 앞으로 쭉 는다카대. 그라믄 집집마다 겨우 하나씩 팔아먹던 소파를 방방마다 팔아먹는 그런 세상이 온다는 말 아이가.”
최근 종영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백화점 가구 매출 목표를 묻던 진양철 순양그룹 회장(이성민)이 말을 한 그대로다. 1인 가구를 일컫는 ‘나홀로족’이 주소비층이 되면서, 이들이 국내 소비시장의 주류로 치고 들어가고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가전기기 출시는 물론 1인 가구 청소 서비스, 1인 반값 판매, 1인분 배달, 1인 한상차림 등 1인 가구를 집요하게 파고든 특화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홀로 사는 이들을 위한 온갖 물건과 서비스가 넘쳐나는 요즘을 가히 ‘편리함 과잉 시대’라 일컬을 만하다.
1월부터 국산 냉장 삼겹살을 판매하기 시작한 CU의 한 매장. [BGF리테일 제공] |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생활공작소는 대용량으로 선보인 생활필수품을 3월 한 달간 단품으로 최대 반값에 판매한다. 이를 위해 핸드워시, 주방세제, 배수구 클리너, 일회용 수세미 등을 낱개로 구매할 수 있는 ‘1인 가구’ 카테고리를 새로 열었다. 일반적으로 대용량 구매 시 적용된 큰 폭의 할인 혜택을 1인 가구를 위한 낱개 상품에도 적용했다.
편의점은 올해부터 1인 가구 장보기 수요를 겨냥한 상품 구색을 본격적으로 갖추고 있다. 단연 눈에 띄는 카테고리는 신선식품이다. CU는 1월부터 국산 냉장 돼지고기(삼겹살·목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달 중에는 양념육 2종도 추가 도입한다. GS25는 채소·과일·축산·수산물의 강점을 한데 모은 통합 브랜드 ‘신선특별시’를 전개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형마트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장을 보는 1~2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신선식품 판매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과 동반 탑승이 가능한 삼악산 케이블카. [소노인터내셔널 제공] |
엔데믹 이후 첫해인 올해 호텔업계는 ‘반려동물’이 주요 키워드가 됐다. 1~2인 가구가 ‘대세’가 되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강원 춘천 삼악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전체 캐빈 가운데 2대를 반려견 동반탑승 전용으로 바꿨다. 반려동물 미끄럼 방지 바닥을 갖춘 객실도 내놨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1인 가구는 718만6000가구로, 그 비중은 전체의 33.4%에 이른다. 10년 전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늘어난 것이다. 실제 서울에 사는 1인 가구 상당수는 간섭받지 않는 독립된 삶을 원하고 있었다. 2020년 서울시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 거주 1인 가구 10명 중 6명은 “계속 혼자 살고 싶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판매 전략을 짤 때 1인 가구는 우선순위로 고려될 정도”라며 “10여 년 전만 해도 1인 가구의 상품 매출은 30%안팎이었다. 지금은 절반이 훌쩍 넘는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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