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중심의 ‘공격적 확장’…높은 임대료에 작은 매장 선호
모델이 GS더프레시에서 제품을 보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 [GS리테일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SSM(기업형슈퍼마켓)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유통사가 가맹점 중심으로 SSM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임대료 부담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SM(기업형슈퍼마켓) 업체들은 최근 매장 면적을 줄이는 추세다.
한 SSM 업체의 경우 최근 1년간 신규로 문을 연 가맹점의 평균 매장 면적은 70평대 중반(약 250㎡)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020년 80평대 수준에서 3년 새 10평이 줄었다. 다른 SSM 업체도 가맹점을 중심으로 기존 매장보다 작은 매장의 출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SM이 매장 규모를 줄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SSM을 운영하는 오프라인 유통사가 최근 매장 수를 늘리고 있어서다. 직영점 대신 가맹점 위주로 매장을 확장하면서 규모보다 주변 상권의 사업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규모는 줄었지만, 입지는 커지고 있다. SSM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서 ‘찬밥’ 신세였지만, 최근 1~2인 가구 증가와 외식 물가 급등으로 주요 소비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SSM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3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에 따라 SSM 업체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SSM을 운영하는 유통사도 가맹사업 비중을 늘리며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GS더프레시의 가맹점 점포 수는 369곳이다. 직영점포 112곳보다 3배 넘게 많다. 롯데슈퍼도 마찬가지다. 총 356개 점포 중 가맹점 비중이 35% 수준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아직 가맹점 비중은 적지만, 하반기부터 가맹점 출점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한 SSM 관계자는 “가맹점은 직영점보다 비용이 덜 들어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며 “사업을 키우는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치솟는 임대료도 SSM 매장의 소형화를 부추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상업용 부동산 임대지수는 102.53P(포인트)였다. 2021년 4분기(100P) 이후 계속 오르면서 9분기 만에 2.53P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SSM은 매장 규모가 클수록 매출 규모가 늘어난다”면서 “그러나 최근 SSM 추세는 규모를 줄이더라도 목이 좋은 곳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작은 매장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SSM과 반대로 편의점은 매장 크기를 키우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GS25의 점포 평균 면적은 2020년 55.1㎡(16.7평)에서 2022년 63.5㎡(19.2평)로 커졌다. 같은 기간 CU와 세븐일레븐도 61.2㎡(18.5평)에서 63.7㎡(19.3평), 52.6㎡(15.9평)에서 54㎡(16.4평)로 넓어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취향 소비가 늘면서 편의점은 점포를 넓히고, SSM은 반대로 점포를 줄이는 추세”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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