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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컬렉션’ 춘천서 국내 마지막 순회전
국보인 ‘백자 청화 대나무무늬 각병’이 전시된 공간. [국립춘천박물관]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이 강원도 춘천을 찾는다. 이번이 아니면 한동안 만나기 어려운 국내 마지막 순회전이다. 2025년 11월부터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을 시작으로 시카고박물관, 영국박물관 등 해외 순회전에 나선다.

국립춘천박물관은 11일부터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개막한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아 온 그림과 도자 등 282점이 ‘강원 별장’이라는 콘셉트로 한자리에서 전시된다.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 김송도가 그린 ‘추성부도’ 등 국보를 비롯해 보물로 지정된 국가지정문화유산이 24점 포함돼 있다.

금빛 물감으로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담아낸 ‘금강산도’를 비롯해 총 30점의 기증품이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지름이 45㎝에 이르는 대형 ‘달항아리’도 관람객과 처음으로 만난다. 국외 경매에서 수집한 도자기 7점과 보관 상자, 경매품 꼬리표를 함께 전시한다.

국보인 정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 조선 1751년, 종이에 먹. [국립춘천박물관]
금강산도, 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비단에 금니. [국립춘천박물관]

특히 국보인 ‘백자 청화 대나무무늬 각병’ 한 작품만 전시한 별도 공간도 마련됐다. 고 이건희 회장은 사물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입체적 사고’를 중시했는데, 이러한 수집가의 철학이 반영된 공간이라는 게 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각병의 형태, 빛깔, 문양 등 작품을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뜯어보고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미감도 느낄 수 있다.

빛에 약한 옛 서화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전시 기간 중 일부 작품이 교체된다. ‘인왕제색도’와 고려 불화인 ‘천수관음보살도’는 10월 6일까지 전시된다. 그 이후에는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가 11월 3일까지 소개된다.

2022년부터 지난 2년간 전국을 순회한 고 이건희 회장 기증 특별전은 지금까지 107만명이 관람했다. 전시는 11월 24일까지. 평일은 별도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지만 주말·공휴일은 시간당 60명씩 예약제로 운영된다. 무료.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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