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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추밭 갈아엎는 농가 현실 개선할 것” 농수산물 통합 가공센터 연 최병렬 이마트 대표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힘들게 농사 지어놨는데 수확 앞두고 밭 갈아엎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겁니다. ‘후레쉬센터’는 이런 구조 개선을 위한 것입니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는 13일 농수산물 통합 가공ㆍ물류센터인 후레쉬센터 개장을 두고 “이익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위험한(?) 발언을 했다. 이윤 추구가 기본인 기업에서 1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시설을 두고 이익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최 대표는 “유통업에서 오랜 역사를 쌓아온 이마트가 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라며 1등 기업으로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농산물은 수급 균형이 어려워서, 산지에서는 배추 한 포기가 500원인데 소비자들은 7000~8000원에 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낙후된 국내 농산물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마트가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마트가 취급하는 농산물은 전체 생산분 중 10%도 채 안된다”라며 “이런 일을 한다고 구조가 바로 개선되는 건 아니지만, 소비자와 생산자를 위한 충정이라 생각하고 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소비자, 생산자를 위한 충정이라 강조한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바로 직매입해 가공을 거쳐 전국 매장으로 바로 보내는 통합 센터다. 후레쉬센터 개장을 통해 기존에는 중간 도매상 등 4~5단계를 거쳤던 유통 과정이 단 2단계로 줄면서 10~20%의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온도와 습도를 통제한 CA저장실을 활용해 제철이 아닌 때에도 신선식품 수급을 원활히 할 수 있어, 5~10% 가량의 가격 인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연중 고른 품질의 신선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이 같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이마트가 들여야 하는 부담은 더 커졌다. 일례로 예전에는 산지에서 농민들이 크기와 당도를 기준으로 사과를 1차 선별해 들여왔지만, 후레쉬센터에 입고되는 것들은 산지 선별 없이 전량을 들여온다. 산지에서의 인건비를 절감해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대신 후레쉬센터에서 이마트가 직접 경도와 당도, 크기별로 사과를 32단계로 나눈다. 최상품은 선물세트용으로 쓰고, 최하품은 전량 폐기한다. 폐기하는 분량은 이마트의 손실로 남지만, 품질 관리를 위해 이를 감수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2014년께에는 양파, 감자 등 후레쉬센터를 통해 유통되는 상품들은 완전한 계약재배를 유지할 것”이라며 “농사짓는 분들도 부가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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