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진정과 죽음, 양날의 우유주사…프로포폴은 무엇?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한 혐의로 여성 연예인 A씨가 적발됐다. 

getty images
강원지방경찰청 외사계는 13일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A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처럼 한 사람을 중독으로 몰고 간 프로포폴은 최근 일어난 산부인과 의사 시신유기 사건에 쓰인 약물이자 마이클 잭슨도 죽음에 이르게 한 문제의 마취제로 오·남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죽음의 마취제가 되고 있따.


▶즉각적인 투약효과=프로포폴은 병원 수면 마취제로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투약 후 약 40초~1분 이내 효과가 나타나는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진정성, 진통효과가 우수하다. 약물주입을 끊으면 환자가 수면 상태에서 빠르게 회복해 전신마취가 필요없는 외래 수술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수면에 빠지는 시간이 짧고 마취가 깬 후 개운한 느낌이 든다는 경험담이 전해지면서 프로포폴을 의약품이 아닌 환각제, 또는 수면유도제로 오용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프로포폴이 정신적 의존성 즉 중독증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 2011년부터 이를 향정신성의약품 마약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약품이 불면증을 없애고 불안감과 피로를 해소할 뿐 아니라 기분이 좋아지는 등 환각까지 일으켜 일종의 환각제 대용으로 쓰여왔다는 점.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과 달리 1차 의료기관에서도 프로포폴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어 죽음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진정과 죽음, 양날의 약물=프로포폴은 뛰어난 진정효과가 있는 약물이지만 과다 투여되거나 민감 체질인 경우, 호흡과 혈압이 급속히 떨어져 위험할 수 있다.

마취과 전문의 등에 의하면 프로포폴은 장기투여 시 시간에 비례해 위험성이 증가하며 심한 경우 저혈압이나 심박출혈량을 줄여 쇼크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약물이다. 또한 진정 목적으로 사용되고는 있지만, 무호흡과 혈압저하 현상, 두통, 어지러움, 경련, 구토. 흥분, 착란 증상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해 프로포폴 관련 사망으로 확인된 사례는 36건. 그 중 16건은 의료 시술 중 프로포폴을 맞은 환자가 사망한 경우다. 나머지 20명은 자살에 이용하거나, 자가 투여하다가 죽음을 맞았다. 이 중 대다수(75%)는 프로포폴을 접하기 쉬운 의사, 간호사 등 병원 관련 종사자였다. 사망자 3명은 의료인이 아니었지만 음성적인 유통경로로 프로포폴을 구해 맞다가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두유 섞은 우윳빛깔 약물 =‘우유주사’는 프로포폴을 지칭하는 은어다. 프로포폴은 물에 잘 녹지 않아 대두유에 타서 주사로 몸에 주입한다. 이 대두유의 색 때문에 마치 우유같은 흰색을 띠고 있어 우유주사라는 속칭으로 불린다. 실제 프로포폴의 별칭은 ‘기억상실증 우유(milk of amnesia)’이며 프로포폴 과다 투약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잭슨은 프로포폴을 ‘우유’라고 불러왔다.

한편 식약청은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업소 및 기관에 대해 분기마다 합동감시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병·의원에서 프로포폴을 쓰면 사용량과 재고량 등을 철저히 기록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마약관리법 위반이다.

하지만 프로포폴 관리가 허술하고, 쓰고 남은 것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프로포폴이 유출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j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