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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날 내년부터 공휴일…이미 만든 달력 어쩌라고?
주문제작 끝낸 기업들 골머리
“예? 내년부터 한글날이 공휴일이 된다고요?”

한글날이 오는 2013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된다. 22년 만에 공휴일로 부활한 셈이다.

내년부터 한글날이 공휴일이 돼 국민은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인상을 찌푸리는 곳도 있다.

바로 이미 내년 달력을 만들어놓은 업체들이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단체는 신년 달력을 수개월 전 먼저 주문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A 사가 이미 제작해 판촉용으로 뿌린 달력은 2013년 10월 9일 수요일을 검정 글씨로 표시해놨다. 3일 개천절은 빨간색으로 공휴일 표시를 했지만, 9일은 미처 하지 못했다. A 사 관계자는 “새로 달력을 찍을 수도 없고, 이미 영업처 등에 배포한 달력을 회수해 9일을 빨간색으로 고치거나 스티커를 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답답해했다.

지난 7일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면서 이날 오후부터 서울 충무로 인쇄골목 등에는 종일 주문 제작한 달력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달력을 전문 제작하는 A 업소 관계자는 “주문과 제작까지 완료돼 배송만 남겨놓고 있는 고객들이 ‘한글날 공휴일 수정’을 문의했지만 이미 제작이 완료된 터라 수정은 물론 환불도 어렵다는 대답만 몇 번째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인쇄소 업자는 “미리 제작한 고객들에게 다시 제작하는 경우 할인해주겠다고 했지만 좀 더 생각해보겠다는 답이 대부분이었다”며 “내년 한글날이 공휴일이 아닌 채 나가는 달력도 꽤 될 듯하다”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일반 국민의 반응은 반가움 그 자체다.

김종택 한글학회장(경북대 명예교수)은 “‘문자의 날’을 국경일로 삼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은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김정참(32ㆍ회사원) 씨도 “공휴일만 보고 사는 직장인들에게 공휴일 추가 지정은 삶의 활력소”라며 “정말 세종대왕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기뻐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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