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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베스는 전통극 대중화 고민의 흔적”
日전통극 계승 만사이 내한
1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서 공연




“고전과 현대 양쪽을 모두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국내 전통공연이 소수의 마니아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일본도 노(能)와 교겐(狂言)같은 전통극 역시 약간 거리감이 있는 분야다.

대를 이어 노와 교겐을 계승하고 있는 노무라 만사이(47ㆍ·사진)는 일본 전통극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고민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예술가다.

지난 13일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노와 교겐으로 재해석한 작품 ‘맥베스’를 공연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는 “교겐이나 노가 갖고 있는 성격이 깊고 넓어 많은이들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며 “연극적인 부분은 ‘맥베스’를, 무용적인 측면은 ‘볼레로’를 통해 강조했다”고 밝혔다.

 


일본 중요무형문화재 종합지정자로 세타가야 퍼블릭 씨어터의 예술감독인 그는 영화 ‘음양사’,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란’ 등에 출연했다. TV예능프로그램과 어린이 방송에도 나가며 대중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에 낭독공연으로 시작, 2010년 초연한 ‘맥베스’는 익숙한 텍스트를 통해 전통극을 알리는 한 방법이다.

5명이 연기하는 것이 셰익스피어 작품과는 다른점이라고 소개한 그는 미시적인 노의 시선과 거시적인 교겐의 시선을 담아 인간과 삼라만상(신)을 맥베스 부부와 세 마녀의 대결구도에 접목했다. 상반된 존재의 이면, 인간의 욕심 등이 작품에 담겨있다.

“인간 입장에선 마녀가 나쁘지만 마녀 입장에선 인간이 나쁘죠. 내일을 쾌적하게 만들고 싶다는 건 인간만이 가진 생각입니다. 이 작품은 일본 도호쿠 대지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인간은 밤에도 활동하고 싶어 원전을 만들었고 전력의 생산과 더불어 핵폐기물이란 부정적 유산도 만들어집니다.”

교겐이란 거시적 입장에서 보면 인간도 하찮은 존재, ‘옳은 것은 그르고 그른 것은 옳다’는 원작의 의미와 상반된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것을 무대에 담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속뜻인 듯 했다.

지난 2001년 셰익스피어의 ‘실수연발’을 재해석한 ‘실수연발의 교겐’으로 셰익스피어 재해석을 시작한 그는 신의 존재를 표현하는데 익숙한 전통극의 장점을 발판삼아 ‘맥베스’를 만들었다. 그가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맥베스’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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