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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정상회담 D-1] 베를린서 판문점까지…전쟁위기서 ‘평화정착’ 대반전 드라마
北체제보장 비핵화 등 5대 의제선언
‘新베를린구상’ 작년 7월 발표

北 ICBM급 미사일도발로 위기
북-미 말폭탄 한반도 긴장고조

김정은 신년사 “평창 참가”로 반전
남북미 신뢰구축 정상만남으로


“나는 앞선 두 정부(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노력을 계승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2017년 7월 6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른바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포괄적 추진을 골자로한 이른바 ‘신(新) 베를린 구상’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이행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 추구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 등을 5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10개월이 지난 2018년 4월27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미래를 결정할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북한의 SLBM 개발 가능성을 알린 ‘북극성 2형’ 시험발사에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과 ‘화성 15형’ 개발, 그리고 6차 핵실험까지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생각하면 극적인 변화다. 


한달에 평균 2~3회 반복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속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베를린 선언과 함께 같은 달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응했고 같은달 ICBM급 화성-14형을 추가발사했다. 지난해 8월 북미 간 ‘화염과 분노’ㆍ‘괌 포위사격’ 말폭탄과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계기 2차 말폭탄으로 ‘한반도 위기설’이 고착화됐고,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설 자리는 작아졌다. 여기에 미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최북단인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에 ‘죽음의 백조’ B-1B랜서를 보내고, 핵추진 항공모함 3개 전단이 한반도 주변해역에 결집시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문 대통령은 베를린 선언 이후로도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이끌어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고 북핵문제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평창 구상’을 거듭 밝혔다.

지난해 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한반도 무력충돌 불가 ▷한반도 비핵화 ▷남북문제 주도적 해결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 ▷북한 도발 단호한 대응 등 다섯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갑작스런 변화는 북한이 먼저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육성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 등을 시사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신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북측에 남북 간 판문점 연락채널 개통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 북한이 회담개최에 동의하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했다.

1월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남북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남북 교류 협력 활성화, 기존 남북선언 존중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평창개회식에 북한대표단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김정은의 특사자격으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남북 관계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방남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에게 단계적 비핵화와 북미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남북 대화와 북미대화를 동시 전개할 수 있는 모멘텀 마련에 집중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과 함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특사단을 방북시켰다. 정 실장 등 대북특사단은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 설치 ▷한반도 비핵화 의지 ▷북한의 북미 대화 용의 ▷대화 기간 추가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 평양 초청 등의 내용을 담은 언론발표문을 가져왔다.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특사단 일행은 미국에서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하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깜짝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5월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래픽=연합뉴스]

청와대는 현재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한반도 비핵화 ▷획기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인 평화정착 ▷남북 관계의 새롭고 담대한 진전 등 3가지를 전제로 대화의 기본적인 방향을 조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수차례 ‘비핵화’의지를 나타내고, 노동신문에서 ‘핵실험장 동결 및 실험 중단’을 천명한 만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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