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QnC·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 3조5000억원에

KCC(대표 정몽익)는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 Inc)’의 주식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KCC는 이날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반도체 원료∙장비를 생산하는 원익QnC, 사모회사 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멘티브를 인수하기로 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사회 직후 KCC는 서울 중구 회현동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에서 KCC 정몽진 회장을 비롯한 회사 주요 임원진과 SJL파트너스 임석정 대표, 모멘티브 잭 보스(Jack Boss) 대표, 브래들리 벨(Bradley Bell) 이사회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30억달러(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사모회사 아폴로PE가 소유한 모멘티브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이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 후 실리콘사업과 쿼츠사업을 분리할 계획이다. 모멘티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사업은 KCC가 운영하고, 나머지 쿼츠사업은 원익QnC가 운영하는 방법이다. SJL파트너스는 각각의 회사 지분 절반씩을 소유하게 된다.

이번 모멘티브 인수는 역대 한국기업의 해외 M&A 거래 중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달러),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49억달러)에 이어 3번째로 큰 거래다.

KCC는 컨소시엄을 통해 모멘티브를 인수한 후 실리콘 사업과 쿼츠 사업을 분리할 계획이다. 모멘티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사업은 KCC가 운영하고, 나머지 쿼츠사업은 원익QnC가 운영하는 방법이다. SJL파트너스는 각각의 회사 지분 절반씩을 소유하게 된다.

KCC는 이번 모멘티브 인수가 완료되면 글로벌 실리콘 시장에서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 등과 함께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실리콘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종합 실리콘 전문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확보한 것이다.

기존 미국, 독일, 일본 기업 등이 주를 이루던 실리콘업계에 KCC가 존재를 알리며 세계 시장 진출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또 사업군도 실리콘을 중심으로 첨단 소재는 물론 도료, 유리, 바닥재, 창호 등 종합 건자재와 인테리어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KCC의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도 2017년 기준 3조8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KCC그룹 전체 매출도 2017년 기준 5조7000억원에서 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모멘티브의 2017년 상반기 매출액은 11억3800만달러였으나 2018년에는 13억6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다. 올해 하반기 매출액은 13억3900만달러로 예상돼, 총 매출액은 전년(23억3100만달러) 보다 17% 늘어난 2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모멘티브는 실리콘, 쿼츠 업계에서 첨단기술 소재 제품을 공급하는 특수소재 전문기업이다. 2006년 아폴로PE가 제너럴일렉트릭(GE) 핵심 계열사이던 GE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와 GE바이엘실리콘, GE도시바실리콘 등을 인수합병해 출범시킨 회사다.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및 쿼츠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 16개의 실리콘 생산공장을 포함해 24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는 80년에 이르는 오랜 기업 역사를 가진 만큼 축적된 기술 개발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는 유∙무기화학을 아우르는 KCC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