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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실적 또 신기원] 빨라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보폭’

한달 한 번꼴 해외출장…방북동행 까지
대규모 투자계획등 미래사업 발굴 총력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 이어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동연 부총리와의 간담회, 180조원의 초대형 투자계획 발표와 미래 먹거리 발굴의 전초기지인 삼성종합기술원 방문,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의 평양행 동행까지.

최근 두 달 사이 삼성그룹의 총수인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인 행보다.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이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던 이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최근 부쩍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부와의 관계를 재정립해 나가는 데 이어 초대형 투자 및 고용계획을 내놓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념하는 등 그룹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확연히 키워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일련의 이 부회장의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미래 먹거리 발굴’로 요약된다.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된 그룹의 이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그룹 총수로서의 절실함이 고스란히 배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석방 이후 한 달에 한 번꼴로 해외를 찾으며 미래 사업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부회장이 5일 삼성전자가 기록한 17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의 낭보를 접한 곳도 출장 일정을 소화 중인 해외에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유럽과 캐나다, 일본 등에서 인공지능(AI) 분야 관련 전문가들과 스킨십에 나선 데 이어 5월 중국 선전과 일본 도쿄, 6월 홍콩과 도쿄, 7월과 8월 각각 인도와 유럽 현지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한 사업을 점검했다.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이 부회장이 내린 결단의 절정은 단연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의 발표였다. 삼성은 향후 3년간 총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8월 발표했다. 이는 단일 그룹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ㆍ고용 계획이었다. 투자의 방향은 철저히 미래에 맞춰졌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겨냥해 ‘기존 주력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와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동시에 진행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국내에서만 130조원을 비롯해 총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는 가운데 25조원을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인공지능(AI),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에 집중 투자키로 했다.

이어진 삼성종합기술원의 전격 방문 또한 총수로서의 미래 비전 제시의 대표적 행보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신성장동력 사업의 연구진행 현황과 추진 전략 등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회의를 주재하며 참석한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선행 기술 개발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이 그룹 총수 본연의 역할인 미래 비전 제시의 리더십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순식 기자/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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