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심석희 성폭행 고소] 성폭력에 떠는 선수들…전문가 “체육계 전수조사 해야”
-경찰 “증거 분석위한 조 전 코치 테블릿 등 확보”
-전문가 “정부차원 체육계 전수조사 해야”


[헤럴드경제=박병국ㆍ김성우ㆍ김유진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면서 체육계 성폭력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코치에 의한 미성년자 성폭행 등 그간 있었던 체육계 성폭력 사건과 비슷한 양태다. 전문가들은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터졌다’며 정부차원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소장을 접수받은 경찰은 성폭행 증거분석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 ‘증거위한 자료확보‘…수사 박차=경찰은 일단 증거자료 확보를 위한 자료를 확보해놓고 분석에 들어갔다. 경기남부지방청 고위관계자는 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심석희 뿐 아니라 조 전 코치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기기 자료를 확보하고 혐의에 대한 증거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구치소에 수감중인 조 전 코치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조 전 코치 변호인과 협의 중”이라며 “접견면접을 통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에 대한 폭행 혐의로 현재 구속돼 있다. 지난 8일 심석희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보도자료를 통해 “심석희가 만 17세의 미성년자이던 2014년경부터 조재범이 무차별적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하는 성폭행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왔다는 진술을 듣게 됐다”며 “심석희의 조재범에 대한 처벌의사를 확인했다. 세종 측은 신중한 논의 끝에 심석희를 대리해 지난달(12월)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전 코치측은 심석희의 ‘성폭행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코치 성폭행’ 처음 아닌 ‘고질적’ 문제=체육계에서 성폭행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치로부터의 성폭행, 그리고 대상이 10대인 청소년이라는 점 등은 그간 불거졌던 성폭행 양상과 유사하다. 지난 2017년에 춘천지법은 가르치던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테니스코치 A 씨에게 징역 10년과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한 바 있다. 피해자 B 씨는 10살 때인 지난 2001년부터 2년까지 당시 초등학교 테니스부 코치였던 A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B씨는 15년이 지난 2017년 A 씨를 고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충북의 한 중학교 운동부 코치가,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미투 열풍이 번졌을 때는 체육계에서 폭로가 잇따르기도 했다. 리듬체조, 유도, 태권도 분야를 가르지 않고 성추행 등을 당했다는 폭로가 쏟아졌다. 실제로 대한체육회와 한남대학교가 국가대표 강화훈련 참가 선수와 지도자 7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스포츠 폭력,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폭력 경험 비율은 3.7%, 성폭력 경험 비율은 1.7%로 나타났다. 

▶“지도자, 절대 존재…정부가 전수조사 해야”=전문가들은 체육계의 고질적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체육계 전반에 대한 정부주도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체육계의 경우 문화가 경쟁적이고 지도자는 선수의 미래를 책임지는 절대적 존재가 된다. (심석희가) 자신의 피해뿐만아니라 다른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게 인상적이다”며 “문화체육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 주도로 실태조사를 해야한다. 일단 상황 파악이 먼저고 이후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심리학과 교수는 “도제식 훈련이 필요한 분야는 체육계를 포함해 다른 분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왔었다”며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정화시키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