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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맘카페’ 폐쇄적 커뮤니티 왜?
불순목적 차단위해 남성가입 불가
폐쇄성에 거짓소문 진원지 비난도


“모유 요구하는 남자분 쪽지 받으신 분 있나요? 아무래도 이상한데….”

육아 및 지역 정보를 공유하는 엄마들의 육아커뮤니티인 ‘맘카페’가 몸살을 앓고 있다. 모유를 구입하겠다며 불건전한 의도로 접근하는 등 일부 회원들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다. 일부러 남성 회원은 대다수 가입조차 불가하게 만들어둔 곳도 많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질서를 위해 택한 폐쇄성 탓에 논란과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맘카페가 남성들의 가입을 제한하고 신원이 어느 정도 확인된 회원만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배경엔 불순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외부인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주부 A모(35) 씨 역시 최근 이용하는 지역 맘카페에서 모르는 회원으로부터 불쾌한 쪽지를 받았다. 모유 수유 중이면 모유 아르바이트를 하라며 직접 수유를 하면 수고비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A 씨는 “비밀보장을 해줄테니 부업으로 하루 1시간씩 일해서 월 100만원 이상 벌어보라고 하더라”며 “황당하고 불쾌해서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고민하다 남자 회원은 가입을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A 씨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례를 적어 맘카페에 공유하자 비슷한 경험이 쏟아져 나왔다. 다 써서 버려야하는 수유패드를 구입하겠다는 사례부터 아이들 목욕 시키는 사진을 더 보내달라는 요구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이에 맘카페 엄마들 사이에서는 “누가 무슨 목적으로 맘카페에 접속하는지 알 수 없으니 아이들 사진도 웬만하면 올리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대다수 맘카페는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빗장을 높게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폐쇄성 탓에 오히려 거짓 소문의 진원지가 되는가하면 가짜 정보글을 통한 불법광고 범죄의 온상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김포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맘카페를 통해 아동학대 가해자로 지목되며 실명까지 노출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사망한 교사가 온라인 상에서 학대 교사로 낙인이 찍히기까지는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맘카페에 올라오는 정보에 대한 회원들의 신뢰도가 높다보니 불법광고 범죄의 장으로도 악용돼 맘카페 회원들 본인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맘카페 광고는 확실히 돈이 된다’는 점을 노린 범죄다.

지난 25일에는 전국 맘카페에 2만건이 넘는 허위 광고를 게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유명 맘카페에 접속해 좋은 병원을 알려달라는 게시물을 작성하고 다른 계정으로 자문자답하는 수법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벌였다. 이들 일당이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국 180여개 지역 맘카페에 허위 광고 2만6000건을 올려주고 챙긴 매출액만 68억8000여만원에 달한다. 

김유진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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