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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열발전, 포항지진 유발 연관성 있다”…정부 조사단, 오늘 조사결과 발표
작년 3월부터 정밀조사…지역주민 소송에 큰 영향
산업부, “결과 겸허히 수용…필요한 조치 다하겠다”

포항지열발전소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인근 지열(地熱)발전소에서 땅속으로 물을 주입하면서 촉발됐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한지질학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정부 조사연구단은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1년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지열발전소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 조사연구단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 드릴 것”이라며 “정부가 해야할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관 합동으로 건설된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포항 시민들이 낸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 시민들은 국가와 지열발전소에 위자료를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지열발전소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은 작년 1월 받아들여져 현재 지열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돼 있다.

포항지진은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으로 기록됐다. 산업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하고,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열발전은 지하 4㎞ 이상 깊이에 구멍 두 개를 뚫어 한쪽에 물을 주입해 뜨거운 지열로 데우고, 이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다른 쪽 구멍으로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지진 직후 과학계에서는 진앙(震央)이 지열발전소와 불과 600m 떨어졌다는 점에서 “지하로 주입한 물이 지진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하에서 높은 수압이 발생해 주변 지층을 갈라지게 하거나, 이미 형성된 단층을 미끄러지게 했다는 것이다.

작년 4월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와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을 위한 유체 주입(물 주입)으로 생긴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바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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