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더에서 세계적인 영화배우로 성공해 미국 이민자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과도 같았던 아놀드 슈워제네거(63)가 그러나 성공가도의 정점이었던 주지사직에서 3일(현지시각) 쓸쓸히 물러났다.

슈워제네거는 2003년 10월 데이비드 당시 주지사가 주민 소환투표에 불신임당해 치러진 특별선거에서 당선한 뒤 이어 재선까지 성공하며 정치인으로 완벽 변신에 성공하는 듯 했다. 2004년 5월에는 지지도가 65%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그러나 슈워제너거도 최악의 경기침체는 피하지 못했다. 2008년부터 몰아닥친 침체에 캘리포니아 주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급기야 지지도는 22%까지 추락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일 슈워제네거가 주 재정위기 속에 당선된 뒤 7년을 재임하고도 너무나도 똑같이 주 재정위기 속에서 지사직을 떠난다는 싸늘한 논평을 내놨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그의 업적을 옹호했지만, 주(州)의 신용을 높이고 재정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약속은 결국 지키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슈워제네거는 이 인터뷰에서 임기 초반에 큰 실수를 했다면서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을 모든 유권자와 함께 감내했어야 했는데, 쉽게 150억달러를 빌리는 방안을 택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임기 초반의 정책 실패는 임기 내내 부담으로 작용했고, 슈워제네거는 결국 수백억달러의 재정 적자를 또다시 후임자에게 물려주게 된 것이다.

그러나 ‘주지사’ 슈워제네거의 인기는 떨어졌을지 몰라도 대중적인 인기는 여전해 그가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할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LAT와 다른 인터뷰에서 퇴임 후 여러 일을 생각하고 있다며 자서전 집필과 연사로서 활동, 비즈니스 프로젝트, 할리우드 복귀 등 다양한 선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에는 슈워제네거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에서 환경이나 에너지 관련 임명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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