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은행 새해 가계-중기대출 늘리고 해외투자도 확대
보수적인 자금운용 행태를 보였던 시중은행들이 올해부터 다시 중소기업과 가계부문 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부실을 우려해 대출을 자제하는 동안 단기 부동자금이 은행권으로 대거 몰리면서 여·수신간 갭이 벌어진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아울러 자산운용의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기로 했다.

▶은행 수신이 남아돈다=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지난 해 12월30일 현재 722조624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9조428억원 급증했다. 연간 증가액은 2009년 증가액 36조7402억원보다 12조3026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는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 예금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시중은행의 원화대출은 648조489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1조784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간 원화대출 증가액은 총수신 증가액의 44.4%에 불과한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9조3546억원 늘어나면서 증가액이 2009년의 11조5709억원보다 2조2000억원 이상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1조3020억원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증가액이 2009년의 17조427억원에 비해 1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시중은행 자금운용 폭 확대=시중은행들은 보수적인 자금 관리 형태는 유지하되 올해는 가계 및 중기 대출을 확대하고 해외부문까지 대출ㆍ투자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수익성과 리스크를 감안한 내실위주의 성장을 계획하면서도 가계대출과 점주권 소호대출 위주의 성장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경제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약 2조5000억원의 가계대출(순증)과 3조원 내외의 중기 대출(순증)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약 3조 증가분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부동산 장기 침체 등을 감안한다면 이 역시 적극적인 자금운용에 가깝다는 설명이다.신한은행은 부동산 시장 및 가계대출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가계대출 부문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다만 사회공헌 측면에서 서민금융은 계획대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각 경쟁은행들의 우량 중소기업 쟁탈전에 적극 대처하고, 중견기업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중기대출 순증 예상액은 약 4조원 정도로, 이중 1조원을 중견기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확대=시중은행들은 올해부터 해외진출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해외시장 진출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인식 아래 중국, 남아시아지역, CIS지역 등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인도, 브라질, 호주를 올해 진출 예상 지역으로 꼽았다. 이들 지역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부상했으며 한국계 기업 등 교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베트남 지점 설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현지은행의 지분인수도 병행할 예정이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정착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개 국내 은행이 27곳의 해외점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5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하나은행 4곳, 신한은행·우리은행·외환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 각 3곳, 부산은행 2곳, 대구은행 1곳이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베트남이 각각 6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도(5곳), 인도네시아(3곳), UAE.우즈베키스탄(각 2곳), 브라질.일본.호주(각 1곳)가 뒤를 이었다.

금융팀/bohe@heraldcorp.com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