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제3 고도화시설을 완공해 본가동한 지 한달만에 또 대단위 고도화시설 투자에 나선다.

GS칼텍스는 2013년까지 모두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제4 중질유 분해시설을 건설한다고 4일 밝혔다.

하루 5만3000배럴 규모의 ‘감압가스오일 유동상 촉매 분해시설(VGO FCC)’과 하루 2만4000배럴 규모의 ‘휘발유 탈황시설(Gasoline HDS)’, 친환경 고급 휘발유 제조시설인 알킬레이션 생산공정 등을 짓는 것이다. 전남 여수에 있는 GS칼텍스 제2공장 부지에서 오는 3월부터 공사가 시작된다. 이미 관련 사업단을 발족해 필요한 장치에 대해 발주에 들어갔다.

고도화시설은 벙커C유와 같은 값싼 중질유를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고품질의 경질유 제품으로 만드는 시설이다. GS칼텍스가 들여놓는 VGO FCC는 중질유를 감압 증류할 때 생기는 감압가스오일(VGO)을 수소를 쓰지 않고 분해해 경질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기존 고도화시설 보다 건설비용과 생산원가가 낮아 경제성이 우수한 게 특징이다.

회사는 VGO FCC에서 생산되는 경질유를 전량 수출할 예정으로, 연간 4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GS칼텍스는 원유정제능력 기준으로 하루 26만8000배럴, 고도화비율(전체 원유 정제 능력 대비 고도화설비 능력)은 35.3%로 높아진다. 현재 각사 고도화비율은 GS칼텍스가 28.3%, 에쓰오일 25.5%, SK에너지 15.4% 등이며, 올 하반기에 대산공장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현대오일뱅크가 30.8%로 1위로 올라서게 된다.

GS칼텍스는 또한 이번 투자로 원유 가격보다도 낮게 판매되는 중질유 생산 비중을 10% 미만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VGO FCC사업단의 조경복부문장은 또 “다량의 황을 포함하는 중질유의 대부분을 저유황 경질유로 전환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황화합물을 연간 7만t 정도 저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4 고도화설비에선 정제 과정에서 석유화학제품인 프로필렌(PP)이 연간 25만t으로 추가 생산된다. 기존 중질유분해시설(RFCC)에서 생산되는 20만t과 함께 PP 생산능력이 연 45만t으로 늘어나, 회사의 석유화학사업 경쟁력도 강화된다.

이번 투자는 GS칼텍스가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5조원을 투입하고 있는 고도화시설 투자의 종결형이다. 1995년 제1 중질유 분해시설(하루 9만4000배럴)을 시작으로 회사는 2007년 제2 고도화시설(하루 6만1000배럴), 2010년 제3 고도화시설(하루 6만배럴)을 완공하며 투자를 계속해 왔다.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질유 제품 수요는 늘고 황을 많이 배출하는 중질유 제품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변화를 읽고 선 투자한 것이다.

허동수 회장은 “유황을 비롯한 환경에 유해한 성분들이 많은 중질유를 친환경 경질유로 생산하는 것은 그 자체가 녹색성장”이라며 “녹색성장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이어야 성과가 가시화되는 것으로, 지금은 비록 비용이 들더라도 이를 비용으로 볼게 아니라 성장잠재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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