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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연설, 골치 아픈 정치는 빼버렸다
집권 4년차 MB정부는 올해 안보와 경제 활성화, 삶의 질적 제고에 국정운영 목표를 두기로 했다. 대북 도발에 따른 안보 강화가 절실한 데다 일류국가 도약을 위한 민생경제와 복지기반 구축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신년연설에서 지난해 북한군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중대한 도발과 관련, 국가 안보전략의 획기적 재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의 햇볕정책이 심각한 북한 도발과 핵개발로 돌아온 만큼 이를 접고 대북 억지력 확보와 상호주의 원칙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튼튼한 안보를 우선하고 평화와 통일정책을 추진할 때 북측의 핵과 무력도발을 포기시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 남북 대결은 국민생활과 경제불안을 초래, 국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북한의 핵개발 등 군사적 모험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강조한 이유가 그것이다. 북한이 행동으로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성을 보인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획기적인 경제협력에 나설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남측에 책임을 전가한 북한 신년사설에 대한 응수이자 북한 변화를 대전제로 대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이런 바탕 위에 지속적인 경제활성화와 복지의 실현 역시 중요한 국정 실천과제다. 한반도 리스크를 상쇄시키면서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인 6%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수출실적 세계 7위, 무역흑자 420억달러는 큰 성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열매가 중소기업과 서민에게까지 나눠지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고 새해 증시가 사상 최초의 고점을 찍고 있지만 일부 중산층과 서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지속적인 경제성장 못지않게 한파에 떠는 중산층 및 서민층을 위한 경제성과 공유와 물가불안 해소, 일자리 만들기 정책이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조기 비준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대통령은 더 열심히 정치권을 설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신년사에서 정치와 6자회담 관련 언급이 없는 것은 의아하기 짝이 없다. 선거 없는 해에 골치 아픈 정치 대신 일을 더하자는 뜻이라지만 정치 협조 없이 일 잘할 수 있는가. 소통과 설득, 협조가 필요하다. 독단과 아집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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