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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하이’ 수지가 만난 사람들
2018년 그래미상을 빛낼 가수 K는 기린예고에서 태어나게 된다. 이제 열여섯,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아이들의 ’꿈을 향한’ 첫 번째 점프가 시작된다. 그 중 한 사람은 K이다. 혹은 여럿일 수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첫 연기 도전에 나선 수지를 중심으로 풀어졌다.

3일 박진영과 배용준이 손을 잡은 화제의 그 드라마 ‘드림하이’가 베일을 벗었다. 첫 회, 눈요기는 충만했다. 한류스타와 아이돌 스타의 향연, 인물소개로 여념이 없는 첫 방송에서도 넘쳐나는 별들의 향연은 보는 것만으로 배가 불렀다.

먼저 한류스타 배용준이다. ‘겨울연가’의 준서를 연상시키듯 안경 너머로 이지적인 모습을 드리운 채 그는 등장했다. K를 설명하는 낮지도 높지도 않은 배용준의 음성은 K의 존재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배용준과 김현중의 조합은 더욱 이상적이었다. 공항에서의 첫 만남, 드라마상 이미 톱스타가 된 김현중은 기린예고의 이사장 장하명을 연기하는 배용준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인터뷰 도중 그를 반긴다. 꽃미남 1, 2세대를 나란히 마주하는 기쁨, 김현중은 흡사 '리틀 배용준'을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드라마에서 만나는 소프라노 조수미는 의외였다. 미쓰에이 수지를 중심으로 흘러간 첫 회 방송분의 포문을 열었던 출연자는 바로 조수미였다. 카라얀의 극찬을 받은 풍부한 성량의 이 소프라노는 성악소녀 수지의 음악 선생님이기도 했다. 그의 등장에 ’소리’가 빠지면 당연히 서운하다. 수지와 조화를 이룬 조수미의 무대, 수지에게는 ’립싱크’라는 아쉬움이 남았으나 조수미의 음성을 듣는 것은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여기가 너무 건조하다’는 대사 연기에 제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표정 연기까지 더해진 성악가 조수미의 첫 연기 도전이었다.

깜짝출연이 눈길을 끈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연기돌에 합류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질주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첫 회 방송분은 2010년 무서운 신예 미쓰에이의 수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수지는 이미 ’오빠들의 로망’으로 자리한 지 오래, 첫 연기 도전이기에 연기력에 대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으나 수지의 엉뚱한 매력은 그가 만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발해졌다. 이것이 ’드림하이’의 1회 방송분이었다. 성악소녀 수지와 그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수지, 택연과의 첫 만남=수지가 연기하는 고혜미는 어떤 것도 빠지는 것이 없는 소녀다. 딱 하나, 싸가지만 빼고다. ’얼굴도 예쁜데, 중3 학생이 줄리어드 음대에 갈 만큼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성악 소녀다. 게다가 재능을 뒷받침해줄 만큼의 집안의 경제력도 갖추고 있다’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 갖춘 듯 보였으나 혜미는 사채를 끌어다 쓴 아버지의 빚에 허덕이다 사채 전단지를 돌리게 된다. 그러다 위험에 빠진 순간 ’왕자님’처럼 나타난 사람이 바로 진국 역의 택연이다. 두 사람의 이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진국의 친구가 혜미의 지갑을 주웠고, 이를 돌려주기 위해 뒤따라간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달콤했다거나 한 눈에 반해버릴만한 만남도 아니었다. 수지의 관심은 오로지 지갑 속에 아껴둔 성악가 조수미와 함께 찍은 사진뿐이었으니까. 지갑은 찾았으나 사진이 없으니, 감사할 줄 모르는 소녀의 ’싸가지’는 지하철에서 만화처럼 조우한 택연을 ’사진이나 훔쳐가는’ 변태로 몬다. 이 때 수지에게는 또 하나의 별명이 탄생한다. ’사람의 밥을 먹으면서 개소리 하는 재주를 가진’ 소녀.

▶ 수지, 사채업자 안길강과의 만남=두 사람의 만남은 집안의 부채로 인한 것이었으나 이 만남은 드라마를 시작하게 괴력을 지닌 것이었다. 주차장에서 만났다. ’사채로 망한 집안의 딸’이 사채 전단을 돌리고 있었다. 사채업자의 코는 개코와 같다. 어디서 냄새를 맡고 왔는지 혜미는 사채업자 안길강과 이 곳에서 처음 만난다. 어린 소녀는 주저앉아 울 수도 있고 두려움에 떨 법도 하나, 그 대신 앞에 놓인 드럼통을 연장 삼아 걷어찬다. 날아가는 것은 이 아이의 신발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이 눈길을 끄는 것은 줄리어드를 희망했던 혜미의 진로가 ’똥통학교’라고 비웃던 ’기린예고’로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일종의 거래였다. 사채업자는 혜미에게 빚도 갚으며 앞날을 위해서도 상생의 길을 도모할 수 있는 ’기린예고’ 입학을 권한 것. 사실 이는 선택 가능한 권유가 아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방적 제안이었다. 클래식과 트로트는 조화로울 수 없다고 믿는 이 아이는 이제 ’아리아’를 품고 ’유행가’를 부르게 된다. 

▶ 수지, 기린예고 교사 엄기준과의 만남='도망자' 생활을 하고 있는 아버지의 전화, 수지와 어린 동생을 향해 아버지는 이 사람이라면 잘 돌봐줄테니 함께 있으라고 한다. 그가 바로 강오혁 역의 엄기준이다. 하지만 이는 악연이다. 혜미는 결국 엄기준을 찾아가 비싼 스테이크를 얻어먹으며 말한다. 특유의 ’싸가지’는 극에 달한 말투로, "우리를 당분간 책임져라. 엄마를 꼬셔서 이혼까지 하게 만든 나쁜 놈이니 죄값 치른다고 생각하라"고. 강오혁은 혜미를 피해 도망치지만 두 사람은 이내 기린예고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동거생활도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 수지, ’혜미빠’에서 ’악녀’로 거듭날 함은정=이 아이는 분명 ’혜미빠’였다. 뿔테안경으로 가려진 얼굴에 혜미처럼 양갈래로 머리를 땋았고, 혜미처럼 니삭스를 신었다. 심지어 ’혜미빠’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렇게 혜미와 백희는 붙어다녔다. ’싸가지’는 없고 달라진 가정 환경을 숨겨야 하는 데도 ’도도함’만은 잃지 않는 소녀에 비해 ’뿔테안경’ 소녀는 너무나도 순진무구해보였다. 그랬으나, 기린예고 오디션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뿔테 안경 사이로 쏘아붙이는 백희는 숨겨진 악녀 본능이 드러났다. 주목받은 2인자의 돌변은 ’아역 연기자’ 출신 함은정이 아이돌 가수에서 ’진정한’ 연기돌로 거듭날 단초를 제공했다. 더불어 이들의 만남과 관계는 드라마 내내 적잖은 이야깃거리가 되리라는 관측이다.

’드림하이’의 뚜껑은 열렸다. ’세계 최고의 가수’를 만든다는 ’기린예고’는 아이돌 가수들이 매달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우리 가요계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들이 꿈을 키워가는 과정이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이 드라마는 이제 꿈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1회 방송분에서 수지가 만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려진 스토리의 전개는 보다 확산된다.

배용준의 내레이션으로 게임은 시작됐음을 알렸다. ’브레이크샷으로 게임은 시작된다. 모여있던 공들은 깨어지고 그 공들은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 못한다. 공들의 전쟁은 이제 시작됐다.겁내지 말고 즐겨라.’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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