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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서니 김 “가십 아닌 골프얘기로 입에 오르내리고 싶다”
2008년. 그는 대단했다. 만 23세의 나이에 와코비아 챔피언십과 AT&T내셔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이후 한 시즌 2승을 거둔 최연소 선수였다. 그 해 열린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도 세르히오 가르시오를 농락하며 미국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골프계는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신예선수의 탄생’이라며 찬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성적을 거뒀던 게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최근 그의 활약은 미미하다. 대신 프레지던츠컵 도중 밤새워 폭음을 했다는 루머에 휩싸이며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제2의 타이거 우즈’가 아니라, ‘제2의 존 댈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바로 ‘라이언’ 앤서니 김의 얘기다.

그 앤서니 김이 부활을 선언했다. 그는 야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우즈와 댈리 중 누구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다 웃으며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고 답했다. 존 댈리 역시 25세 때인 1991년 PGA챔피언십을 제패했던 거물이다. 앤서니 김은 “둘다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지만 우즈에 더 가깝지 않을까”라며 ”사람들은 내가 놀기만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난 많은 걸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앤서니 김은 파티를 찾아다니는 횟수를 줄였고, 주위 사람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팬이나, 언론, 동료 선수들이 ‘앤서니 김은 골프에 별로 집중하지 않는다’고 여긴다는 점을 본인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매킬로이나, 카이머, 제이슨 데이 등 많은 젊은 선수들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나를 신경도 안쓴다”면서도 “내가 특별히 더 증명해야 할 건 없다. 나는 내가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앤서니 김은 앞으로 자신의 계획을 골프에 비교해 설명했다. “스윙을 시작해서 볼을 임팩트하고 나면 누구도 볼을 컨트롤할 수 없다. 샷을 하기 전에 모든 것을 컨트롤해야 한다. 앞으로 그렇게 해나갈 것이다.”

코스 밖에서의 자유분방한 생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절실히 깨달은 앤서니 김이 다시 한번 빛나는 플레이로 골프팬을 놀라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진 기자 @shutdown001>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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