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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 시계’도 매물로…北경제 ‘고난의 행군’ 가속화
식량난에 학생 출석률 악화

자유북한방송 보도



북한이 새해 신년공동사설에서 ‘경공업 살리기’를 강조하며 화폐개혁 이후 무너진 경제를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식량난이 가속화되는 등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북한 시장에서는 식량을 구하려는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에게 받은 선물까지 암암리에 내다파는가 하면, 배급제와 월급제로 운영되던 국영 탄광도 일당제로 바뀌는 등 경제의 몰락 속도가 오히려 빨라지는 모습이다.

대북 매체인 자유북한방송(RFA)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 “주민들이 식량해결을 위해 최근 시장에서 김일성의 명의로 받은 각종 선물과 이름이 새겨진 선물시계까지 매매되고 있다”면서 “국가가 식량배급을 하지 않고, 화폐개혁으로 인해 장사 밑천까지 잃은 주민들이 이제는 가보로 여기던 김일성의 선물도 서슴없이 팔고 있다”고 5일 전했다. RFA는 또 북한 당국이 외화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북ㆍ중 국경지역에 소규모 무역회사들을 신설, 대중 무역창구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열린북한방송은 탈북자들의 전언을 바탕으로 “최근 북한 인민학교와 고등중학교 학생들의 출석률이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시기와 다를 바 없다”고 전했다. 식량사정 악화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학교별로 20~30%의 학생들이 결석을 하거나 오전 수업만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는 아예 부모들과 장사하러 다니거나 ‘꽃제비’로 전락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자유북한방송도 함경북도 탄광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를 인용, “국영인 온성탄광에서 한 달에 100t의 석탄을 생산하면서 노동자들에게 한 달에 7000원의 월급을 주었지만 2004년을 시작으로 월급을 주지 않았기에 탄광 직원의 50%가 직장에 출근하지 않았다”며 “석탄 생산이 중단되자 일당제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북한의 ‘식량확보율’은 7.2%로 아시아 국가 중 최저수준이며 올해 11월까지 외부로부터 약 80만t의 식량을 공급받아야 식량 부족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장형수 한양대 교수는 “현재와 같은 대북제재가 계속되면 북한은 일단 최대한 내부자원으로 버티다가 여의치 않으면 마지막으로 (바라지 않는) 중국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본격적으로 심화시키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현태 기자/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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