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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그룹-채권단, 차질 없는 매각작업 진행 ‘잰걸음’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를 상대로 제기한 양해각서(MOU) 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기각되면서 채권단과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채권단은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한 후 곧바로 MOU를 체결해 본격 매각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현대건설 인수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글로벌전략팀 체제를 이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획득 중심에서 벗어나 MOU 체결 및 실사에 대비한 인수작업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처럼 양측이 매각절차 진행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유지 여부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이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한 탓에 예정보다 많이 뒤처진 매각작업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속도”=법원의 현대그룹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으로 한결 홀가분해진 채권단은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를 입증하듯 채권단은 5일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안건을 주주협의회에 상정해 7일까지 동의를 받기로 했다. 주주협의회 참여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하면 안건은 가결된다.

이와 관련 대다수 채권단이 현대그룹과의 MOU 해지에 찬성을 한 상태여서 유일한 대안인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안건은 큰 문제 없이 가결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하면 주주협의회는 오는 14일까지 MOU를 맺고 매각작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이후 이행보증금을 납부하고 실사를 마무리하면 본계약 체결로 이어진다.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최종 가격을 조율하는 데 4~5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이르면 2월 초중순 께는 최종 매각계역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계약 후 대금을 납부하고 주식을 넘겨받는 등 후속 절차를 포함하더라도 3월 또는 4월 중에는 매각작업이 종료된다. 올 봄에는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의 품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해 매각작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현대차그룹과의 절차는 큰 틀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속도를 낸다는 게 채권단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인수팀 본격 가동”=우여곡절 끝에 현대건설 인수 기회를 잡게 된 현대차그룹은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이 되지 않은 만큼 공식적인 반응은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입찰 당시부터 현대건설 인수전을 진행해 온 그룹 기획부문 산하 글로벌전략팀 체제의 무게중심을 인수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는 쪽으로 옮기고 있다. 매각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자 하는 채권단 입장을 반영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인수작업이 마무리된 후 현대건설을 성장시킬 방안을 재점검하는 작업도 진행키로 했다. 현대건설 인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전 참여 초기에 밝혔던 발전방안을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채권단과 현대건설 매각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춰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현대건설을 인수한 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발전방안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하면 그 결과를 반영해 지난해 연말 미뤄둔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충희ㆍ박정민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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