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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용준 연기를 보는 상반된 시각?
KBS 월화극 ‘드림하이’에서 고혜미를 맡은 미쓰에이 수지의 연기력을 문제삼고 있는 기사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문제는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수지를 원톱급 주인공으로 끌고가는 무모함과 황담함이다. 스타예술사관학교인 기린예고 입학 오디션이 끝났으니 앞으로 출연분량이 분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1~2회처럼 수지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시청자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영은 첫 연기도전 치고는 그런대로 볼만했다. 박진영은 “배용준의 연기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욘사마’ 배용준은 ‘드림하이’에서 카메오 출연이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스타 발굴에 앞장서는 냉철한 인물인 기린예고의 이사장 정하명 역할이라 무게를 잡고 있다. 


배용준은 젊은 가수 연기자들의 가벼움을 꾹꾹 눌러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배용준의 연기가 떠버리면 가뜩이나 산만한 드라마가 더욱 가벼워지게 된다. 배용준은 이 드라마가 3류가 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배용준은 재주와 기량의 가능성만을 가진 기린예고 입학생들에게 권위를 부여할 것이다. 허각의 노래에 이승철과 윤종신이 의미를 부여해줬듯이 배용준도 이들에게 권위를 만들어준다. 권위부여 방식은 상대를 압박하는 힘이 아니라, 상대를 포용하고 융합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통해서다. ‘태왕사신기’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담덕과 마찬가지다.

배용준은 혜미 역의 수지와 백희 역의 은정의 오지션 심사를 보면서 3류란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고, 피아노 연주로 클래식음악과 심수봉 음악 두 가지를 혼합한 후 퀴즈를 내 그 의미를 느끼게 하는 연기를 부드럽게 보여주었다.

한데, 배용준의 연기는 힘이 들어간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와 얼굴표정으로 극을 지나치게 무겁게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3년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배용준의 연기를 본 시청자들은 “어쩌면 저렇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연기할 수 있을까”라고 말하고 있다. 9년전 ‘겨울연가’에서 준상을 연기하던 배용준의 표정 그대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무게를 잡는 연기와 힘이 들어간 연기는 다르다. 힘을 좀 더 뺀 상태에서 연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용준은 출연만도 큰 효과를 가져온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존재감, 희소성 모두 최고다. 하지만 한류의 선구자로서 배용준은 다소 노후하다는 느낌도 준다. 그런 점에서 배용준이 박진영과 함께 신한류의 중심이 되고 있는 한국 아이돌 그룹을 등장시켜 드라마 콘텐츠를 만드는 건 매우 영민한 전략이다.

배용준이 자신에 대한 다소 상반된 시각을 정하명이라는 캐릭터로 얼마만큼 중화시켜나갈지 기대가 된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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