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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웹사이트에 “김정일 미친X, 김정은 X새끼”?
북한의 한 웹사이트에 “김정일 미친X, 김정은 X새끼”라는 노골적인 비난 글이 올라왔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자유북한방송’은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 “지난해 12월 21일부터 22일 사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독자마당(게시판)에 북한의 김정일·김정은을 비하하는 글이 게시되면서 큰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김정일·김정은을 찬양하는 목적으로 외부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독자마당 게시판을 두고 있다. 해당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은 사이트 관리자의 엄격한 검열을 거친 후에야 공개된다.

하지만 최근 올라온 이 원색적인 비난글은 이같은 검열을 교묘히 피해갔다. 언뜻 보기에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는 글처럼 보이지만 실은 첫 글자만 조합해서 보면 ‘김정일 미친X, 김정은 X새끼’라는 글이 된다. 이처럼 앞 글자만 조합해서 새로운 뜻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유머글이다.

현지 소식통은 “300명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이 글은 정교하다고 할 정도로 잘 쓰여 있었다”며 “제목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면 본 뜻을 전혀 눈치 챌 수 없도록 포장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이 글이 올라 온 지 이틀 만에 평양의 보위부 관계자들과 노동당 검열단 수십명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관계자가 있는 중국 심양 현지로 파견됐다”며 “이에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관계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후폭풍을 전했다.

이들 검열단은 현재 심양 주재 북한영사관과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관련자들을 문책, 본국 소환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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