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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나무와 바람, 새에서 나를 본다
진솔한 시어와 서정적 울림으로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천양희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창비)는 시인의 끈질긴 사유와 관조를 통해 얻은 비움의 자리가 집힌다.

6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세상의 이치에 순해진, 그래서 사물과 사람,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이 따뜻한 시에서 편안한 공감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시인이 스스로에게 관대한 건 아니다. 시인은 나무처럼 시퍼런 진실로 서기 위해 매순간 치열하게 자신을 다잡는다. ‘고(苦)와 독(毒)을 밥처럼 먹고 옷처럼 입었더니/어느덧 독고인이 되었다’(성(聖)고독 중)는 고백이 대표적이다. 새와 바람, 바다도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다. ‘새들은 몇번이나 바닥을 쳐야/하늘에다 발을 옮기는 것일까’ ‘허공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고 경고라도 하듯 거침없이’ 등 돌연한 깨달음의 무게가 만만찮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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