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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팽 선율 속에서 들라크루아를 만나다
아르츠 콘서트 ‘세기의 사랑’ 13일 예술의 전당
재밌는 해설 곁들인 연주…음악·미술 접점찾는 여행

예술가들 숨은 이야기·장르 넘나드는 실험 눈길

첼리스트 송영훈·뮤지컬 배우 김소현 출연


쇼팽은 리스트의 소개로 소설가 조르주 상드를 만났다. 나이가 여섯 살 많은 상드와 사랑에 빠진 쇼팽은 폐결핵 치료를 위해 마요르카 섬으로 요양을 떠났다. 상드는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어느 날 외출했다. 폭풍우를 뚫고 간신히 집으로 돌아온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 눈물을 글썽이는 쇼팽을 볼 수 있었다. “당신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이 음악을 작곡했어요”라며 쇼팽은 연주했다. 쇼팽이 작곡한 전주곡 24곡 중 15번 곡, 일명 ‘빗방울 전주곡’이다. 

쇼팽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그린 것으로 잘 알려진 들라크루아와도 나이를 넘어선(들라크루아는 쇼팽보다 열두 살이 많았다) 우정을 나눴다. 그가 그린 상드와 쇼팽의 초상화도 남아 있지만 정작 병상에 누워 사경을 헤맬 때 쇼팽의 곁을 지킨 것은 들라크루아였다. 

미술 작품 속에 음악이 흐르고 음악 속엔 이야기가 숨어있다. 그림을 보며 재밌는 해설과 함께 연주 실황을 즐길 수 있는 ‘아르츠 콘서트’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아르츠 콘서트’ 포스터(위).
이런 이야기를 알고 쇼팽의 음악을 듣고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본다면. 우정과 사랑, 장르를 넘어선 예술가들의 교류, 그 속에 숨은 이야기와 함께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아르츠 콘서트 ‘세기의 사랑’ 무대에서다. 아르츠 콘서트는 미술을 뜻하는 ‘Arts’의 스페인식 발음에 음악공연을 뜻하는 ‘콘서트(Concert)’가 더해진 조합어. 공연기획사 ‘더 스톰프’가 3년간 준비한 시즌제 프로젝트 ‘아르츠 콘서트’ 첫 번째 이야기다.

미술해설가 윤운중이 콘서트 마스터로 나서 같은 시대를 살며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면서 명작을 남긴 예술가들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음악과 미술의 접점을 재밌는 해설과 명곡의 연주 실황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다. 

송영훈<왼쪽>, 김소현
콘서트 1부는 ‘화가와 음악가의 우정과 사랑-고전으로 만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첼리스트 송영훈은 지난해 12월 ‘브람스 첼로 소나타 전국투어’에서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와 함께 쇼팽의 녹턴 13번,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 1번,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과 슈만의 판타지 작품 73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2부는 ‘사랑을 표현한 미술과 음악의 만남, 동시대로 듣다’라는 타이틀로 화가들의 작품에서 연상되는 느낌을 다양한 음악의 형식으로 재해석한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손준호, 팝재즈 피아니스트 윤한, 싱어송 라이터 루빈 등이 샤갈과 클림트, 고흐 등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음악에 담는다. 명작의 감성이 가요와 팝, 뮤지컬 음악으로 표현돼 감동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2부에서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그룹 ‘스윗소로우’도 특별 출연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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