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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봄’만연체 소설로 되뇌다
“문장 하나하나를 중얼중얼 읽는 것만으로도 눈과 입이 호사를 누린다.” 김원우의 작품을 두고 소설가 김연수가 한 말이다. 풍성한 언어가 관계의 사이사이에 닿아 흘러가는 그의 만연체 소설은 잘라먹은 듯한 말과 시시껄렁한 대화, 사소함이 흐름을 이어가는 요즘 트렌드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한번 맛들이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1980년 이른바 ‘서울의 봄’ 시절에 대한 회고담을 액자소설 형식으로 품고 있는 이번 장편소설은 김원우식의 재미를 또 한 번 선사한다. 

지방사립대학에 근무하는 화자 한 교수의 인터넷 메일 주소로 날아든 퇴직한 임모 교수의 자전적 회고담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임 교수의 여난(女難), 국난(國難), 교난(校難)의 얘기는 작가 특유의 희화적이고 생생한 묘사에 힘입어 반성적 되뇜이란 무거움에 눌리지 않고 입체적 읽기로 이끈다. 경북방언과 사투리 입말 등은 우리말의 보고로도 값지다.


돌풍전후 ┃ 김원우 ┃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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