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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코프스키 음악…나탈리 포트먼 연기…발레로 하나가 되다
얼마 전부터 여기저기서 발레가 많이 보이는 것 같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 발레단의 무용수들은 깜짝 스타가 되었고,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발레를 배웠다. 모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몇 명의 남성 개그맨들이 몸에 달라붙는 발레복을 입고 나와 필사적으로 민망함을 감추려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게다가 영화 ‘레옹’에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 나탈리 포트먼은 최근 발레 ‘백조의 호수’를 주요 모티브로 삼은 영화에서의 열연으로 며칠 후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탈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는 소식이다. 

‘백조의 호수’는 차이코프스키가 음악을 작곡한 발레 작품으로, 못된 악마의 저주에 걸려 밤에는 사람, 낮에는 백조로 살아야 하는 공주 오데트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야만 마법에서 풀려날 수 있다. 그녀는 왕자님을 만나 마법에서 풀려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악마는 오데트와 똑같이 생긴 자신의 딸, 즉 흑조 오딜을 왕자에게 보낸다. 왕자는 결국 오딜의 유혹에 넘어가고 오데트의 절망 속에 극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작품 외에도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로 낭만 발레 음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큰 스케일 속에 풍부한 감정과 각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려낸 그의 발레음악은 발레를 떼어놓고 듣더라도 하나의 이야기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중 ‘백조의 호수’의 대표적인 곡은 2막에 등장하는 ‘정경’으로,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곡은 어린 시절 엄마 화장대의 오르골을 열었을 때 흘러나오는 멜로디로도 우리에게 아주 낯익다. 또 왕궁 장면에서 나오는 ‘왈츠’는 부드러운 우아함을 자랑하는데, 차이코프스키는 교향곡 제5번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우아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왈츠로 그의 탁월한 재능을 마음껏 선보였다.

‘백조의 호수’의 주연을 맡은 발레리나로 분한 이번 영화에서 나탈리 포트먼은 타고난 연기 재능에 몇 달간 뼈를 깎는 훈련을 통한 발레 실력까지 보여주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설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타지 못하더라도, 영화 내내 흐르는 아름답고 강렬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처럼 매혹적이었던 그녀의 연기는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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