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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한국에서 증가하는 외국인 채용
앨런 팀블릭 서울글로벌센터장


한국의 한 대기업이 핵심 부서에 다섯 명의 외국인 고위 임원을 채용해 주목을 끈 적이 있다. 이 외국인들은 다국적 기업에서의 훌륭한 이력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풀’에 속한 핵심 인재들이었다.

한국의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몇 년 새 해외인재 채용은 점차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사회에 쉽게 동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해외교포 위주의 인재가 채용됐지만, 요즘은 외국인도 잘 채용한다.

이는 싱가포르가 국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인재를 유치하는 정책과 비슷하다.

한국 정부도 해외인재 채용을 위해 영주권을 제공하거나 그들의 국적포기 없이 한국 국적을 단기간에 취득할 수 있는 특별한 이민제도를 만들었다. 이러한 특별대우를 제공하는 한국의 기업이나 기관들은 채용된 해외 인재들로부터 특별한 능력이나 기술을 전수받길 기대한다.

서울시는 동북아 국제금융 허브가 될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큰 뜻을 실현하기 위해 부족한 점이 한 가지 눈에 띈다. 국제금융 전문 분야의 핵심인재가 없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센터 운영에는 자국민보다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높다. 그런데 지난 20여년 동안 한국의 금융기관은 국제금융 전문가에 의해 운영됐다고 할 수 없다.

지난 십 년 동안 한국의 공공기관에서는 외국인이 다수 채용됐다. 한국관광공사는 독일출신 귀화 한국인을 사장으로 임명했고, 코트라 내 외국인투자유치기관인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로는 영국인이 영입됐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의 편의를 위해 운영 중인 서울글로벌센터와 글로벌빌리지센터의 각 센터장도 외국인들이다.

서울시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들은 서울시청 직원으로도 많이 채용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한국 공공기관의 경영에 참여하는 역할을 8년째 맡아왔다. 서울의 외국인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한국사회의 글로벌화에도 일조하는 필자 업무는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그런데 한국의 해외 인재 채용이 늘어남에 따라 외국인들이 직면하는 어려움도 분명히 있다.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아웃사이더’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유대관계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아웃사이더’는 조직에 순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내국인인 ‘인사이더’는 한국 사회에 외국인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해서 그것이 언어의 문제는 아니다. 상호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는가의 문제다.

한국을 ‘우리나라’라고 생각하고 일하는 외국인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 모두 글로벌 인재풀에 속한 외국인은 아닐지라도 이들이 한국에 공훈을 세울 수 있는 중요한 인적 자산은 될 수 있다.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비즈니스 상담이나 교육을 받으며 자기 사업을 준비하거나, 한국 기업이나 기관에서 주요 업무를 맡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외국인 채용이 단지 형식에 그칠 게 아니라 국제화를 향한 진정한 움직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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