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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글로벌 재정위기에 금 보유 늘려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글로벌 금융시장에 또다시 경고음이 울린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재정위기로 유로존 전체가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은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행정부와 의회 이견으로 초유의 신용등급 강등 및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심각한 인플레로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중국의 경착륙과 맞물려 세계 경제는 이른바 ‘2013년 퍼펙트 스톰’ 경고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디폴트 시한(8월 2일)이 임박한 미국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그나마 상원 초당파의 향후 10년간 3조7000억달러 재정감축 합의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ㆍ공화 60명 상원의원 등이 지지, 한 가닥 희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존 베이너 의장 등 하원 공화당 보수파가 동조하지 않으면 미국과 세계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는 더 급하다.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을 모색하는 유로존 긴급정상회의(21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남유럽 재정위기 충격은 다른 유로존으로 확산될 것”이며 “이번 회담에 극적인 조치를 기대하지 말라”는 비관적 전망만 무성하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이럴수록 외화 안전자산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세계 7위인 3044억달러 외환보유액이 든든한 버팀목이지만 최선은 아니다. 개별 금융회사들은 통화별 유동성 리스크 관리, 자금조달원 다변화 등 비상시 플랜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위급시 외화 우선공급권을 갖는 커미티드 라인도 확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큰 위력을 발휘한 한ㆍ미 또는 한ㆍ중ㆍ일 통화 스와프를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 시장 모니터링 강화 등 철저한 선제적 대응과 건전한 재정구조만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차제에 외화 유동성의 안전판인 금(金) 매입에도 적극 나섰으면 한다. 우리나라 금 보유량은 14.4t으로 보유 외환의 0.2%인 6억6790만달러에 불과하다. 그 비중은 사실상 세계 최저 수준이다. 기축통화인 달러화 위상이 추락할 때 금 보유를 최대한 늘리는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 언제까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더구나 지금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600달러인 금값이 10년 후엔 5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판이다. 중국 인도 등의 금 매입도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 보유에 대한 인식과 전략을 새롭게 가다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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