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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삼성 개혁을 한국경제가 주목한다
삼성그룹의 개혁이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해이해진 조직의 기강을 다잡고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핵심은 조직의 부정부패 척결과 소프트웨어(SW) 부문의 경쟁력 강화다. 개혁 선봉장은 이건희 회장이다. 누구에게 맡길 만큼 한가한 처지가 아닌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삼성 전반에 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엊그제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되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다. 삼성 개혁의 방향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1993년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며 신경영을 선포했다. 이때의 비장함이 ‘애니콜 신화’ 등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고, 삼성의 초일류 기업을 가능케 한 계기가 됐던 것이다.

그러나 20년 가까운 세월 따라 삼성은 비대한 공룡으로 변했다. 현실에 안주하고 외부 변화에 둔해진 것이다. 게다가 안팎의 환경은 최악의 상황이다. 간부사원이 유휴설비를 납품업체에 팔아넘겨 거액을 챙기는가 하면 갑을(甲乙) 관계를 악용한 금품 수수 등 내부 비리가 적지 않게 벌어졌다. 외부 사정은 더 좋지 않다. 반도체ㆍ액정화면(LCD)ㆍ휴대전화 등 주력 사업이 전례 없는 위기와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그룹 총수가 앞장설 만큼 절박해진 상황이다.

앞으로 2년 내 삼성 임원 30%가 갈릴 것이란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그만큼 내부 변화가 급하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질 인사가 만능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인재 육성과 창의성 제고다. 삼성전자를 제 발로 찾아온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개발자 앤디 루빈을 문전박대한 7년 전 실수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이 회장은 “한 명의 인재가 10만 명을 먹여살린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해왔지만 삼성 임원들이 나 홀로 고고했던 것은 부인키 어렵다. 삼성의 위기는 애플의 창의성에 밀리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 점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 높이기에 앞서 조직의 소프트웨어부터 개조하라는 것이다.

삼성 개혁의 결과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좌우한다. 한국 GDP의 4분의 1을 매출한다는 규모만 가지고 그런 게 아니다. 기업 경영과 사고방식의 선두주자이기 때문이다. 삼성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물론 긍정적 전환이다. 삼성 개혁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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