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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安·朴 돌풍’에도 그 타령인 여권
중립적 성향 공중파TV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MB)이 국정운영을 ‘잘 한다’ 38%, ‘잘 못한다’ 52%로 나타났다. 530만표라는 역대 대통령 선거 사상 최대인 압도적 표차로 MB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좌파정권 10년 세월을 회복시켜줄 것으로 믿었던 기대를 송두리째 저버린 실망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MB는 추석 연휴 직전 가진 TV대담에서 ‘안철수 돌풍’ 현상을 “우리 정치권에 올 것이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치 남의 일처럼 태연스럽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배짱인가. 50년 전 박정희 장군의 군사쿠데타 당시 윤보선 대통령의 올 것이 왔다는 발언을 연상시켰다. 이번 MB 발언도 현상풀이는 적합했을지 모르나 그 배경이나 원인 규명에 한마디 언급이 없어 유감이다. 안철수, 박원순 등장이 MB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실망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대부분 국민들은 잘 알기 때문이다. 결코 정치권에만 그 책임을 전가하기 어려운데도 대통령이 남 얘기하듯 한 것이다. MB의 안이한 현실인식에 우려를 감출 수 없다.
MB정부는 이제 임기 5년 중 1년5개월 남짓 남겨놓고 있다. 공과 평가를 하기엔 아직 이르나 남은 기간 노력 여하에 따라 국민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과반의 부정을 긍정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추석 연휴 직전 쏟아낸 일련의 친서민정책도 등 돌린 민심을 추스르려는 시도로 읽힌다. 감세 철회 및 청년창업대책,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 비정규직종합대책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반응과 평가는 대체로 시큰둥하다. 관련 기업은 반발하고 수혜 대상은 근본대책과 거리가 먼 미봉이라고 불만을 터뜨린다. 내 사람 인사를 계속하는 한 어떤 정책을 펴도 합리성을 찾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철수, 박원순 돌풍’을 먼 산 쳐다보듯 할 때가 아니다.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우왕좌왕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친박계의 움직임이 한심하다. 표심이 흔들리는데도 여전히 대세론에 안주해선 안 된다. 당장 이 대통령과 손을 잡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유권자들이 왜 등을 돌렸고, 어떻게 해야 민심을 되돌릴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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